자중지란에 '쓴소리' 나오지만…내홍 진화 안 돼
친윤계 이어 중립지대까지 당게 논란 해명 촉구
[미디어펜=최인혁 기자]국민의힘이 ‘당원 게시판 논란’을 종결할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20여일 동안 당원 게시판 논란에 매몰돼 갑론을박을 펼치고 있다. 특히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원 게시판 논란을 두고 계파 충돌이 발생하자 26일 자중의 목소리가 나왔음에도 사태는 진화될 기미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이날 당원 게시판 논란으로 내홍이 확산되는 것에 쓴소리가 나왔다. 민생 경제와 김건희 특검법 재표결 등 여당이 ‘원팀’으로 대응해야 할 이슈가 산적함에도 집안싸움에만 집중하고 있어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당에서 이견이 장기간 노출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전날 일부 최고위 참석자들도 발언에 신중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는 아쉬움이 있다”라고 말했다. 

   
▲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1월 26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당원 게시판 논란으로 인해 김민전 최고위원과 한 대표가 진실공방을 펼친 것은 물론, 친윤계와 친한계가 정면충돌하자 자제를 촉구한 것이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도 SNS를 통해 “당원 게시판을 두고 연일 치고받을 만큼 나라 상황이 한가롭지 않다. 야당이 발목을 잡더라도 여당이라도 정신 차리고 민생을 향해야 함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라며 당원 게시판 논란이 아닌 민생에 집중해 줄 것을 촉구했다.

당 내부에서 잇따라 쓴소리가 나왔지만, 중립지대에 속한 의원들까지 당원 게시판 논란에 합류하고 있어 내홍은 장기화될 것으로 관측됐다.

친윤계인 이상규 국민의힘 성북구을 당협위원장은 이날 SNS를 통해 “무능한 대응으로 세상을 혼란스럽게 만든 당원 게시판 사건이 20일 차에 접어들었다. 실력은 안 되는데 권력은 갖고 싶은 사람들은 항상 있다. 쓴 조언을 못 듣는 리더가 어찌 하나로 원팀을 만들겠나”라고 한 대표를 직격했다.

이어 계파색이 옅은 김용태 의원도 KBS라디오에 출연해 “지금이라도 의혹에 대해 해명할 일이 있으면 해명하고 사과해야 할 일이 있으면 리더로서 사과하고 넘어가면 되는 일이다. 대표께서 일을 키우시는 거 아닌가”라며 내홍 종결을 위한 한 대표의 해명을 촉구했다. 

반면 친한계는 당원 게시판 논란에 해명 대신 재반박에 나섰다. 당원 게시판 논란이 한 대표를 끌어내리기 위한 목적이라는 이유다. 

주진우 법률자문위원장은 CBS라디오에서 “합리적인 의혹 제기가 아닌 공격이다. (전수조사를 한 결과)특별히 문제 되는 글은 없었다”면서 “의혹을 제기할 때는 팩트에 근거해야 하는데 아닌 걸로 밝혀진 걸 가지고 자꾸 이야기한다”라면서 당원 게시판 논란을 제기하는 것은 한 대표를 흔들기 위함이라고 꼬집었다. 

친윤계의 의혹 제기와 친한계의 반박이 지속됨에 따라 정치권에서는 당원 게시판 논란으로 촉발된 계파갈등이 쉽게 진화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됐다. 김건희 여사 리스크로 궁지에 몰렸던 친윤계가 반격에 나설 기회를 스스로 포기할 가능성이 현저히 낮아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한 대표가 당원 게시판 논란이 발발한 것에 대해 ‘김옥균 프로젝트’의 연장선이라는 취지로 지적함에 따라 친윤계가 물러날 가능성은 더 희박해진 것으로 해석됐다. 친윤계가 아무런 소득 없이 물러날 경우 한 대표 축출 시도를 사실상 시인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는 탓이다. 따라서 친윤계는 한 대표의 입지를 좁히기 위한 수단으로 당원 게시판 논란을 지속 확산시킬 것으로 분석됐다.

정치평론가인 김철현 경일대 특임교수는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당원 게시판 논란이 해소되지 않으면 한 대표는 코너에 몰릴 가능성이 크다. 그렇기 때문에 친윤계는 계속적으로 (당원 게시판)문제를 제기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한 대표 측은 이 고비를 넘어가기 위해 전략적으로 침묵을 지키며 뭉개기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친윤계와 친한계 사이에서 (당원 게시판 논란을 통해)본격적으로 권력 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것같다”면서 친윤계가 한 대표 축출을 시도한 것으로 여겨진 만큼 계파갈등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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