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근로자 장시간 작업 고려한 설계…착용성과 사용성, 관리 장점 돋보여
2026년 해외 사업 진출도 검토…현대차·기아 및 현대차그룹 계열사 우선 공급 예정
[미디어펜=박재훈 기자]현대차가 27일 고양 현대모터 스튜디오에서 웨어러블 로봇 테크데이를 개최하고 근로자의 업무 환경 개선을 돕는 엑스블 숄더를 공개했다. 해당 제품은 자동차 산업뿐 아니라 다양한 산업군에서 업무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제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기술을 개발을 맡은 현동진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장 상무는 “엑스블 숄더는 현장 근로자들의 피드백과 로보틱스랩의 기술을 융합하여 개발한 착용 로봇”이라며 “더 많은 사람들이 착용 로봇의 가치를 누릴 수 있도록 제품군 개발과 보급에 모든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현대차·기아가 엑스블 숄더 제품 및 사업화 계획을 최초 공개했다. 사진은 엑스블 숄더 제품을 착용한 직원이 작동 시연을 하고 있다./사진=현대자동차


이날 행사에서 현대차는 엑스블숄더의 개발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윤주영 현대차 로보틱스 팀장은 "여전히 현장에는 사람이 직접 손을 닿아야하는 작업이 다수 존재한다"며 "반복적인 행동이나 높은 위치로 올려야할 때 구조적으로 회전근개 파열 등의 부하를 불러 일으킨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근육과 인대들이 뼈를 보호하고 있는데, 무거운 무게를 들고 반복하게 되면 어깨 부분의 근골격계의 부담이 커진다"고 말했다.

이는 공정 과정에서 팔을 들어올리는 자동차 산업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례기도 하다. 작업에 대한 피로도가 커지는 만큼 현장에서의 어깨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직접적인 인체 데이터를 확보했다고 현대차는 설명했다.

측정한 데이터 분석시 동일한 범위에서 반복 패턴이 일어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해당 조사는 인체 해석 모델을 통해 정밀화했다. 상대적으로 공구나 부품이 가벼워도 반복작업은 현장 근로자의 피로를 불러일으키는 부분이다.

어깨 부하 완화가 개발의 주된 배경인 만큼 현대차는 멀티 링크기술을 구성했다고 말했다. 전동 시스템을 대신해 근력 보상 모듈을 적용했으며 해당 기술은 엑스블숄더의 핵심이다. 멀티 링크 구조는 작업자세에 대응 가능한 토크 프로파일을 생성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 현대차·기아가 엑스블 숄더 제품 및 사업화 계획을 최초 공개했다. (사진왼쪽부터) 김규정 관절로보틱스 책임, 윤주영 관절로보틱스팀 팀장, 현동진 로보틱스랩 상무, 김영훈 로보틱스사업1팀 팀장이 질의응답을 받고 있다./사진=현대자동차


근력보상모듈은 기본형과 조절형 두 가지 타입으로 나뉜다. 기본형은 자세가 고정되지 않고 계속 변하는 작업에서 범용으로 사용할 수 있고 사용자에게 최대 2.9㎏·f의 보조력을 제공한다. 조절형은 동일 자세를 반복하는 작업에 활용하기 적합하다. 작업 자세에 맞게 최대 토크를 얻을 수 있는 각도(75°~120°)를 사용자가 직접 조정할 수 있으며 최대 3.7㎏·f의 보조력을 제공한다. 

또한 근력보상모듈은 작업자가 장시간 착용해야하기 때문에 고강성 소재 적용과 위상 최적화 설계를 통한 부품 경량화를 구현했다. 또한 다양한 산업군에서 활용될 수 있는 만큼 안전성을 위해 사용자에게 완전히 부착될 수 있도록 디자인됐으며 충격에 버틸 수 있게 하기 위해 내충격성 소재를 활용했다.

아울러 엑스블숄더는 3개월간 60만 회 이상 내구 테스트를 기반해 차량 동등 수준의 신뢰 시험을 적용했다. 현대차는 시험 중 매 횟수마다 토크 변화를 실시간으로 측정해 품질 변화 양상을 점검하고 있으며 출시 이후에도 고품질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속 관리할 방침이다.

엑스블 숄더는 다양한 사용자 니즈를 위해 개발된 만큼 편측사용도 가능하도록 탈부착 형태로 개발됐다. 작업 현장마다 행동 반경이나 활동이 상이하기 때문에 필요한 부분이다. 다양한 산업군에서 사용이 될 수 있다고 기대한 만큼 탈부착 모듈을 통해 이를 충족할 수 있게 됐다.

   
▲ 현대차·기아, 엑스블 숄더 이미지./사진=현대자동차


향후 로보틱스 시장은 작업자들의 고령화에 따라 규모가 커질 전망이다. 김영훈 로보틱스 사업 1팀 팀장은 이 부분을 고려한 사업화 계획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 팀장은 "근로자의 고령화로 인해 직접적인 의료비용과 사회적인 비용도 증가하는 가운데 현대차와 기아도 동일한 고민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내부 작업자 보건에 대한 솔루션이 있지 않을까해서 개발에 착수하게 됐다"며 "작업자들의 목소리를 반영하기 위해 선행 연구 개발 제품을 가져가 피드백을 받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니즈는 크게 △착용성 △사용성 △관리 등이 꼽혔다.

웨어러블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작업에 맞게 착용이 용이했으면 한다는 점, 작업자의 체형과 작업의 종류에 따른 가동범위가 자유로웠으면 한다는 점, 땀이 많이 나는 환경인 만큼 관리가 용이했으면 한다는 점 등이었다.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웨어러블 로봇 시장 규모는 2024년 24억 달러 수준에서 2033년 136억 달러로 4배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제조업 이외에도 의료 및 건강관리, 방위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웨어러블 로봇에 대한 수요가 지속 증가하는 추세다.

300명의 작업자들의 피드백을 통해 개발된 엑스블 숄더는 우선 내년 상반기 현대차 공장에서부터 공급을 시작할 예정이다. 테스트했던 공정을 우선으로 하고 이후 다른 공정까지 보급을 늘려갈 예정이며 현대차그룹 전체 계열사 27개 사를 타깃으로 해 우선적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향후 국내 시장 확대를 위해서 28일부터 구매희망 기업은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 홈페이지를 통해 문의 및 상담이 가능하다. 현대차·기아는 내년 상반기 중 순차적으로 제품을 출고할 계획이다.

자동차외에도 건설·조선·항공·농업 등 다양한 분야의 타기업까지 판매처를 확대할 예정이다. 또한 2026년에는 국내 판매 경험을 바탕으로 유럽, 북미 등 해외 시장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로보틱스랩은 제품 구입을 원하는 기업의 공정 적합성을 위해 ‘엑스블 숄더 통합 컨설팅’을 제공한다. 하드웨어 제품을 판매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각기 다른 산업 현장 상황에 최적화된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다.

김영훈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 로보틱스사업1팀 팀장은 “향후 산업용 웨어러블 로봇 제품군을 보다 확대하고 AI기술을 접목시킨 다양한 산업 안전 솔루션을 선보여 웨어러블 로봇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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