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실손보험금 청구 간소화 서비스가 출시된 지 한 달이 지났으나 의료기관의 낮은 참여율로 활성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위원회와 보험개발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실손보험금 청구 간소화 서비스 출시 이후 이달 22일 정오까지 60만4000명이 서비스 앱인 ‘실손24’에 가입했다.
가입자는 60만명을 넘긴 것에 비해 보험금 청구는 건수가 적었다. 참여 병원이 부족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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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손보험금 청구 간소화 서비스가 출시된 지 한 달이 지났으나 의료기관의 낮은 참여율로 활성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이달 22일까지 보험금 청구가 완료된 건은 2만5000건에 그쳤다. 이중 보험금 직접 청구가 쉽지 않은 고령 부모·미성년 자녀를 대신해 청구한 ‘제3자 청구’ 건수는 3000여건이었다.
청구 건수는 1주차(10월 25~31일) 3134건에서 2주차(11월 1일~7일) 5434건, 3주차(8~14일) 7168건, 4주차(15~22일) 1만316건을 기록했다.
실손보험금 청구 간소화 서비스는 보험금 청구를 위한 종이서류를 전자서류로 대체하는 것으로 계약자 요청에 따라 보험금 청구에 필요한 서류를 의료기관은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이에 응하도록 의무를 부여하는 내용이다.
그동안 실손보험금 청구 시 가입자가 직접 의료기관에 방문해 진료비 영수증, 세부 내역서 등 종이서류를 발급받아 보험사에 제출해야해 보험금 청구를 포기하는 등 개별적 불편함을 넘어 사회적 비용 낭비 문제까지 제기돼왔다.
이에 실손보험금 청구 간소화에 대한 필요성이 지속 제기돼왔고 지난해 10월 국회 본회의에서 이 내용을 담은 보험업법 개정안이 가결되며 지난달 25일부터 시행됐다.
다만 서비스 시행 한 달이 지난 현재까지 여전히 병원 참여가 저조한 점은 서비스 확산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 시행일인 10월 25일 바로 청구 전산화를 이용할 수 있는 병원은 210개였는데, 한 달 사이 39곳이 추가돼 이달 25일 기준 249개 병원에서 청구 전산화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이는 전체 대상기관인 70725개 병원급 요양기관(병상 30개 이상 병원 4235곳·보건소 3490곳)의 약 3.2% 수준이다.
지난달까지 참여를 확정한 요양기관은 병원 733곳, 보건소 3490곳으로, 금융위원회와 보험개발원은 연내 1000개 이상의 병원 연계를 목표로 하고 있다.
보험개발원 관계자는 “실손 청구 간소화 서비스는 실제 아파서 병원에 가야 쓸 수 있다”며 “청구 건수의 많고 적음을 현재로서는 평가할 수 없고, 가입자 수가 꾸준히 늘어나는 것에 의미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또 “실손24 앱 소비자로부터 주변에 있는 병원 중 서비스가 필요한 병원 목록을 취합하고 있다”며 “이를 병원에 전달해서 참여를 독려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10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위 국정감사에서 “숫자가 상당히 개선될 여건을 마련해가고 있다”며 ”부족한 상태로 시행될 수밖에 없으나 시행되고 나면 병원들이 들어와야 할 유인들이 더 생길 것으로 내년 시행 과정에선 차질 없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내년 10월 25일부터는 의원(7만개)과 약국(2만5000개)을 대상으로도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가 시행된다. 국내 보험 소비자의 실손 청구 건수는 연간 1억건 수준이다.
[미디어펜=이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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