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7일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노재봉 ‘집에 가고 싶어’ 세계 초연
하프계 황제 자비에르 드 매스트르 협연 글리에르의 '하프 협주곡'
[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낭만주의 시대 가장 위대한 작곡가로 통하는 구스타프 말러의 첫번째 교향곡이 2024년을 마무리하는 우리에게 특별한 감동을 줄 것으로 보인다.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예술감독 다비트 라일란트)는 오는 12월 7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말러, 교향곡 1번 거인’을 선보인다. 다비트 라일란트 예술감독은 ‘기억, 시간, 순환’을 주제로 인간의 정체성과 내면을 탐구한 세 명의 작곡가 작품을 엮어 한 해를 돌아본다.

이날 공연은 노재봉의 ‘집에 가고 싶어’가 먼저 선보인다. 지난 2023년 작곡가 아틀리에 우수 작곡가로 선정돼 2024/25 국립심포니의 상주작곡가로 임명된 노재봉은 현재의 사회상에 관심을 둔다. 국립심포니의 위촉으로 세계 초연되는 이 작품은 고령화와 치매라는 현실적인 주제를 다루면서도 일반적인 관찰을 넘어 경험자의 시선으로 ‘기억’에 대한 사유를 담고 있다.

   
▲ 구스타프 말러의 교향곡 1번 '거인'이 12월 7일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의 연주로 공연된다./사진=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제공


이어 자비에르 드 매스트르의 협연으로 글리에르의 하프 협주곡을 만난다. 지난 2월 기타 협주곡을 통해 실내에만 머물던 악기를 협주 무대로 끌어낸 국립심포니는 이번에 하프가 지닌 ‘과거의 영광’을 무대 위에서 재현한다. 고전 양식과 러시아 낭만주의가 두드러지는 이 작품은 반복되는 주제의 변주를 통해 하프와 오케스트라의 유기적인 대화를 끌어낸다. 시간을 초월한 하프의 음색과 매스트르의 비르투오소적인 기교를 통해 하프의 매력을 재발견한다.

공연의 대미는 대작인 구스타프 말러의 교향곡 1번 ‘거인’. 전통을 넘어서는 혁신적인 요소로 가득 찬 그의 작품은 낭만주의의 새로운 확장을 끌어낸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그는 이 작품에서 인생의 본질을 사유함과 동시에 반복되는 구조를 통해 시간의 순환, 즉 ‘끝’은 또 다른 ‘새로운 시작’임을 상기시킨다. 다비트 라일란트 예술감독은 바로 그 점에 주목한다. 그는 시즌의 마지막을 말러의 교향곡 1번으로 선택해 ‘끝’이 아닌 국립심포니의 ‘새로운 도약’을 이야기하고자 한다는 것.

다비트 라일란트 예술감독은 “말러의 교향곡 1번을 통해 처음과 끝을 동시에 이야기하고자 한다”며 “삶과 죽음, 기쁨과 슬픔이 공존하는 말러의 작품을 통해 복합적인 감정의 파도를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공연의 포스터 이미지에는 세계적인 영화감독이자 사진작가로도 활동하고 있는 박찬욱 감독이 참여했다. ‘헤어질 결심’에서 말러 교향곡 5번 4악장을 삽입해 화제를 모으기도 한 그는 잘 알려진 ‘말러리안’. 박 감독은 “우연히 교향곡 1번의 3악장을 얻어듣고 구스타프 말러라는 거대한 우주에 속수무책으로 끌려 들어갔다”며 “고행자, 또는 이 교향곡의 본래 제목이었던 ‘거인’이 커다란 두건 달린 망토를 두르고 힘겹게 몸을 일으키는 장면을 생각했다”고 작품 선정 이유를 밝혔다.

[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