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양산형 출시해 대중 전기차 개막…3세대 배터리까지 R&D 지속
경쟁력 구축 위해 새로운 종류 배터리 생산 준비
[미디어펜=박재훈 기자]GM(제너럴모터스)의 미래 전동화를 향한 발걸음이 업계의 이목을 이끌고 있다. GM은 27일 올해 3분기 미국 전기차 판매량 2위를 기록하는 등 차세대 전기차 분야에서 막대한 투자 등을 진행해 괄목할 성과와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 1996년, GM이 세계 최초로 양산형 전기차 EV1./사진=한국GM


GM은 1996년 세계 최초로 양산형 전기차 EV1을 출시해 대중 전기차 시대 막을 열었다. 1세대 배터리 전기차를 뜻하는 BEV1 플랫폼을 적용한 EV1은 당시 1회 충전으로 약 160㎞의 주행이 가능했다. 최고속도 역시 130㎞/h에 달해 내연기관 못지 않는 성능으로 등장과 함께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하지만 EV1은 출시 이후 정유업계와 자동차 업계의 반발과 소송으로 인해 출시 6년 만인 2002년 생산을 중단하게 됐다. 

뒤이어 GM은 2세대 전기차를 내연기관 못지 않은 주행거리의 제원으로 개발했다. 2016년 출시된 쉐보레 볼트EV는 BEV2 플랫폼을 적용해 383㎞의 주행가능거리로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는 당시 경쟁 모델의 두 배를 뛰어넘는 국내 최장 주행 가능 거리였다.

   
▲ 2016년 출시된 쉐보레 볼트EV./사진=한국GM


덕분에 쉐보레 볼트EV는 2017 그린카 오브 더 이어, 미국 모터트렌드 2017 올해의 차 등 세계적 권위의 상을 차례로 수상하면서 기술력과 상품성을 입증했다. 이후 출시된 2020 볼트EV는 개선된 배터리 시스템을 적용해 주행거리를 동급 최장인 414㎞로 늘리며 다시 한번 전기차 성능의 기준을 끌어올렸다.

또한 GM은 교통사고 제로, 탄소배출 제로, 교통체증 제로를 뜻하는 ‘트리플 제로’ 비전 실현을 위해 3세대 전기차 플랫폼인 BEV3를 개발했다. BEV3플랫폼은 차종을 가리지 않는 뛰어난 범 적용성과 고성능이 특징이다. 이를 위해 GM은 모듈식 차량 구동 시스템과 자체 개발한 얼티엄(Ultium) 배터리를 새롭게 적용했다.

BEV3플랫폼은 SUV, 크로스오버, 승용 및 상용차 제작에 모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다양한 세그먼트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으며 대형 파우치 형태의 셀을 배터리 팩 내부에 가로 혹은 세로로 배치할 수 있게 됐다. 얼티엄 배터리는 획기적인 구조를 통해 배터리 공간과 레이아웃을 최적화할 수 있다.

BEV3 플랫폼이 가장 먼저 적용된 모델은 럭셔리 SUV 캐딜락 리릭이었다. 올해 국내에도 정식 출시된 리릭은 듀얼 모터를 탑재해 최고출력 500마력, 최대토크 62.2㎏·m의 뛰어난 동력성능과 상시 사륜구동 시스템(AWD)으로 주행 안정성까지 갖췄다. 1회 충전 주행거리 역시 복합 465㎞로 경쟁 모델 가운데서도 가장 뛰어난 수준이다. 리릭은 190㎾ 급속충전 기능을 통해 10분 충전으로 120㎞ 거리를 달릴 수 있다.

   
▲ 캐딜락 리릭./사진=한국GM


최근 GM은 더 나아가 진일보한 배터리 전략을 발표했다. 커트 켈티 GM 배터리 부문 부사장은 지난달 열린 제너럴 모터스 2024 인베스터 데이에서 전기차 배터리 및 플랫폼 브랜드인 얼티엄을 더 이상 사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다만 이제 적용되기 시작한 GM의 3세대 전기차 플랫폼에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니며 진화된 배터리 전략을 통해 보다 다양한 배터리를 적용하겠다는 의미였다.

커트 켈티 부사장은 “우리는 단일 소스, 단일 폼 팩터, 단일 화학물질에서 다중 화학물질, 다중 폼 팩터, 다중 공급업체 전략으로 전환하고 있다"며 기존 삼원계(NCM) 배터리 외에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와 직사각형 형태의 리튬 이온 배터리인 프리즘 셀 배터리 등 다양한 배터리 옵션을 제공할 것이라 전했다. 이러한 GM의 결정은 합리적인 가격을 통해 전기차 대중화를 보다 앞당기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또한 GM은 이미 새로운 종류의 배터리 생산을 준비하고 있다. GM은 최근 삼성SDI와 전기차 배터리 생산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총 35억 달러의 자금이 투자돼 인디애나주에 건설되는 두 회사의 배터리 생산 합작 공장에서는 프리즘 셀 배터리가 생산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GM은 올해 3분기 미국 전기차 판매량에서 현대차를 제치고 2위로 올라서는 저력을 보여줬다. GM의 3분기 전기차 판매량은 3만2095대로 전년 동기 대비 60%, 전분기 대비로는 46% 증가했다. 대규모 투자로 전용 전기차 플랫폼과 자체 배터리 셀 공장을 보유하게 된 GM은 앞으로 다양한 상품성을 지닌 전기차 출시를 통해 경쟁사들과의 격차를 더욱 늘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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