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지 기자]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과의 기업결합을 위한 최종 관문을 통과했다. 대한항공이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의 최종 승인까지 확정 지으면서 세계 10위권 수준의 '메가 캐리어(초대형 항공사)' 출범을 목전에 두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EC는 지난 28일(현지시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결합을 위한 선결 요건이 모두 '충족'돼 심사를 종결한다고 발표했다. EC의 심사 종결로 양사 통합을 위한 14개 국가 경쟁당국의 승인 가운데 13개가 완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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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사진=한진그룹 제공 |
미국 법무부(DOJ)의 심사가 남았지만 미국 법무부는 별도의 승인 결정을 내리는 절차가 없고, 양사 합병에 대해 독과점 소송을 제기하지 않는다면 승인으로 간주한다. 업계에서는 미국 법무부가 별도로 독과점 소송을 제기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때문에 사실상 기업결합 심사가 마무리된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은 미국 DOJ에 EC의 최종 승인 내용을 보고한 상태다.
앞서 EU 경쟁당국은 지난 2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을 조건부 승인했다. 시정조치의 이행을 경쟁당국으로부터 확인받은 후 거래 종결이 이뤄지는 형태다. EC는 경쟁제한 우려를 이유로 △유럽 4개 중복노선(파리·프랑크푸르트·바르셀로나·로마)에 대한 신규진입항공사(Remedy Taker)의 안정적 운항 △아시아나항공 화물기사업 매수자 승인 절차를 마무리하기 위한 선행 조건으로 내걸었다.
대한항공은 EC의 선행조건을 이행하기 위해 유럽 4개 노선(파리·로마·프랑크푸르트·바르셀로나)을 티웨이항공에 이관하고, 아시아나 화물사업부를 에어인천에 매각했다. 대한항공이 EC의 선행 조건을 모두 충족시키면서 대한항공이 지난 2020년 11월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결정한 지 약 4년 만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심사가 마무리됐다.
대한항공은 내달 20일 이전까지 신주 인수를 통해 아시아나항공을 자회사로 편입한다는 방침이다. 총 1조5000억 원의 인수 대금 중 계약금과 중도금을 제외한 잔금 8000억 원을 추가 투입해 거래를 종결하는 방식이다. 이 절차를 마치면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의 지분 63.9%를 확보하게 된다.
두 항공사의 완전한 합병까지는 2년이 추가로 더 걸릴 전망이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을 자회사로 운영하면서 인력 및 조직 재정비, 마일리지 통합 문제 등 양사의 화학적 결합을 위한 과제를 해결해 나갈 계획이다.
두 회사가 합병하면 매출 21조 원에 달하는 초대형 항공사로 재탄생하게 된다. 합병 후 글로벌 10위권 초대형 항공사로 거듭나게 되는 만큼 업계의 관심도 집중되고 있다. 국내 항공산업 지각변동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양사 합병으로 중복 인력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만큼 인위적인 인력 감축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하지만 대한항공은 인수 초기부터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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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항공 객실승무원 및 보잉 787-9./사진=대한항공 제공 |
또 마일리지 통합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공정거래위원회 시정조치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기업결합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양사 마일리지 통합방안을 제출하고 공정위의 승인을 얻어 시행해야 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 인수 직후 약 2년 간의 자회사 운영기간 동안 다양한 마일리지 사용처를 준비하고, 통합 시점 합리적인 통합방안을 마련해 고객 우려 해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합병 후 양사의 완전한 결합을 위해 새로운 기업 로고, 항공기 외부 디자인, 유니폼 등을 모두 새롭게 교체하는 등의 다양한 노력을 기울일 전망이다.
통합 LCC 출범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대한항공의 자회사 진에어와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인 에어부산·에어서울을 통합한 메가 LCC가 탄생하면 단숨에 LCC 업계 1위로 올라서며 국내 LCC 업계 판도도 크게 출렁일 전망이다.
국토교통부 항공 통계에 따르면 올해 1∼10월 국제선 기준 3사가 운송한 여객 수는 1058만 명으로 1위인 제주항공(714만 명)과 2위 티웨이항공(544만 명)을 크게 앞선다.
아직까지 LCC 3사 통합에 대해 구체적인 계획이 발표되지는 않았다. 구체적인 일정은 향후 LCC 3사가 상호 협의해 추진할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LCC 통합에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결합만큼의 시간이 걸리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디어펜=김연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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