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서영 기자] 홍콩 증시 급락과 금융감독 당국의 감독 강화로 올해 3분기 주가연계증권(ELS) 발행액이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기상환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 사례도 속출해 상환액도 급감했다.

7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파생결합사채(ELB)를 포함한 ELS 발행액은 올해 3분기에 17조616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25.9% 감소했다.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도 15.3% 줄어들었다.

ELS 발행액은 지난 1분기에 분기별 발행액 기준으로 사상 최고인 24조1039억원을 기록한 이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월간 기준으로는 지난해 12월 10조2978억원으로 최고 금액을 기록한 이후 올해 6월부터는 발행규모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이는 최근 중국 경기 부진 우려로 기초자산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이하 H지수)가 급락하자 손실 가능성이 커지면서 ELS 투자심리가 위축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금융감독 당국이 ELS 투자 과열 양상과 특정 기초자산 쏠림 현상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고 증권사들이 자체 위험 관리에 나선 것도 발행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모집 구분별로는 공모 발행이 9조9330억원으로 전체 발행액의 58.2%를 차지했다. 사모 발행액은 7조1286억원(41.8%)이었다.

원금보장 형태별로 보면 원금비보장형의 발행액이 15조1883억원(89.0%)으로 2분기보다 22.9% 감소했지만 원금보장형(ELB)은 1조8733억원으로 2분기보다 43.7% 줄어들었다.

특히 원금보장형(ELB) 공모는 6475억원으로 2분기(1조5162억원)의 절반을 밑돌았다.

예탁결제원은 "H지수의 하락으로 조기 상환이 감소해 일반 투자자들이 재투자할 기회가 줄면서 원금보장형 공모 ELB 발행이 급감했다"고 설명했다.

대부분의 ELS는 기초자산으로는 지수(95.8%)를 활용했다.

지수형 ELS 중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나라도 사용한 ELS 발행금액은 11조729억원으로 지수형 ELS 발행액의 67.8%를 차지했다. 유로스톡스50지수를 사용한 ELS 발행액은 12조5073억원(76.6%)이었다.

예탁결제원은 "H지수와 유로스톡스50지수를 활용한 ELS 발행액은 작년 2분기 이후 감소폭이 큰 반면 S&P500지수를 사용한 ELS 발행액은 상대적으로 감소폭이 크지 않았다"며 "독일 DAX와 영국 FTSE100 등 기초자산 활용 대상이 다양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국내외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는 지난 2분기 3천875억원에서 3분기 1천1억원으로 74.2% 감소했다.

증권사별로는 KDB대우증권이 2조3067억원(13.5%)어치를 발행해 1위를 차지했으며 대우증권 등 상위 5개 증권사의 ELS 발행액은 전체 발행액의 55.8%(9조5249억원)에 달했다.

ELS의 총 상환금액은 15조236억원으로 2분기보다 30.6% 감소했다.

상환 유형별로는 조기상환이 12조622억원으로 전체 상환액의 80.3%에 이른다. 만기상환과 중도상환이 각각 2조4884억원(16.6%)과 4730억원(3.1%)이었다.

예탁결제원은 "조기상환은 3분기에 H지수 하락 여파로 보통 3개월, 6개월 단위로 설정된 상환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 사례가 많이 발생해 2분기보다 33.7%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3분기 말 기준 미상환잔액은 64조9754억원으로 2분기 말(62조9192억원)보다 2조562억원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