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 속에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이 두 달 연속 1조원대에 그쳤다. 유주택자 및 수도권 주택에 대한 대출 제한 등 전방위적으로 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금융당국은 내년에도 은행권 가계대출에 대한 관리를 강화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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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 속에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이 두 달 연속 1조원대에 그쳤다./사진=김상문 기자 |
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11월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33조3387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10월(732조812억원)보다 1조2575억원 증가했다. 이들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폭은 지난 8월 9조6259억원 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9월 5조6029억원, 10월 1조1141억원, 11월 1조2575억원으로 둔화세를 보이고 있다.
전체 가계대출을 견인해 왔던 전세자금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도 두 달 연속 1조원대 증가에 그쳤다. 같은 기간 주담대 잔액은 576조9937억원으로, 지난 10월 잔액(575조6687억원)보다 1조3250억원 증가했다. 주담대 잔액은 8월 8조9115억원, 9월 5조9148억원 늘어났으나, 10월 1조923억원 증가하는데 그치면서 증가폭이 크게 줄었다.
가계대출 증가폭이 둔화세를 보인 배경에는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끌어올리는 방식으로 대출금리를 인상한 데 이어 지난달 비대면 가계대출 취급을 중단하는 등 전방위적으로 대출 문턱을 높힌 영향으로 풀이된다. 우리은행이 지난 5일 비대면 주담대와 전세대출 취급을 중단한 데 이어 신한은행은 지난 6일부터 모든 비대면 가계대출 취급을 중단했다. 하나은행도 지난 15일부터 비대면 주담대와 전세대출, 신용대출 상품을 판매하지 않고 있다.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세는 둔화되는 양상이지만 2금융권으로의 풍선효과가 가시화되면서 당국이 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상호금융과 보험‧카드사 등 2금융권의 지난달 가계대출 증가폭은 3년 만에 최대 폭이었던 10월(2조7000억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2금융권 가계대출 증가폭은 2022년 8월 이후 2년 3개월 만에 은행권을 추월했다.
금융당국은 내년에도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하향 안정화되도록 관리기조를 확고히 한다는 계획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28일 “금융회사들이 경영계획 수립 시 가계대출 증가·편중으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충분히 감안하도록 지도할 예정”이라며 “부실채권비율 등이 높은 중소금융회사에 대해서는 건전성 관리 계획 징구, 현장점검 등을 통해 건전성 개선이 가시화되도록 철저히 관리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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