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최인혁 기자]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저녁 선포한 비상계엄령이 준비가 제대로 되지 못한 채 실행된 부실한 계엄령이었다는 지적이 4일 나왔다.
미디어펜이 복수의 군 관계자를 취재한 것에 따르면 육군특수전사령부는 계엄령 선포에 따라 국회로 출동할 장병을 소집하는 과정에서 현역부대원은 물론 전역자들까지 호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민간인에게 군 작전 상황이 유추될 수 있었던 것으로 작전 보안이 노출됐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특수전사령부는 윤 대통령이 계엄령을 선포하기 2시간 30여분 전인 지난 3일 오후 8시께 부대원을 대상으로 이른바 '음성동보'를 전파했다.
|
|
|
▲ 윤석열 대통령이 12월 3일 밤 긴급성명을 통해 비상계엄을 선포한 가운데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당직자와 시민들이 국회 본청 안으로 진입을 하려는 계엄군과 충돌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음성동보란 영외에 위치하거나, 숙소에서 대기 중인 장병에게 소집 명령을 전파하는 음성녹음 파일 등을 뜻한다. 군은 통상 지휘통제실에서 해당 파일을 소집 대상자들에게 전화를 통해 전파한다.
부대로부터 발신된 전화를 수신한 장병은 음성동보 파일로 소집과 관련된 정보를 간략히 전달받는다. 음성동보는 'OO부대 17시 부 OO목적으로 비상소집' 등의 형식으로 이뤄진다.
문제는 음성 동보를 전파할 대상자의 목록이 최신화되어 있지 않아, 해당 부대를 떠난 전출자와 전역자들까지 호출 전화를 받았다는 것이다. 군이 비상계엄을 준비하면서 김명수 합참의장에게까지 알리지 않을 정도로 작전 보안에 신경 썼음에도, 정작 작전에 투입될 장병을 호출할 명단조차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던 것이다.
이에 대해 제보자 A씨는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비상소집은 흔히 발생하는 경우가 아니기에 음성동보를 받고 난 후 어렴풋이 부대에 무슨 상황이 발생했겠다는 짐작을 했었다"라면서 "이후 관계자들에게 확인해 보니 부대가 국회를 점령하기 위해 출동했다는 사실 등을 알게 됐었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미디어펜=최인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