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문에는 소비자 피해 보상 방안 내용은 들어 있지 않아

[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 폴크스바겐과 아우디는 디젤차량 배출가스 조작 스캔들이 터진 이후 20일만에 국내 소비자들에게 사과한다. 이와 더불어 자발적으로 해당 차량을 리콜하겠다는 공식 입장도 처음으로 밝히기로 했다.

폭스바겐코리아와 아우디코리아는 8일 배기가스 조작 의심차량 구입 고객 12만여명에게 이번 사태에 대한 사과문을 보내고 사과 광고도 일간지에 낼 예정이라고 7일 밝혔다.

지난달 18일 미국 환경보호청(EPA)이 폴크스바겐그룹의 배출가스 조작 사실을 발표한 지 20일만이다. 마르틴 빈터코른 전 폴크스바겐 그룹 최고경영자가 사과한 적은 있으나 한국 법인이 국내 차량 구입 고객에게 사과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폭스바겐코리아 관계자는 사과문에 대해 "이번 일로 실망과 심려를 끼쳐 드려 진심으로 사과 드리며 리콜을 포함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하겠다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폭스바겐코리아 측은 사태가 확산하는 과정에서 리콜까지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시사했지만 공식적으로 리콜 방침을 표명한 적은 없다.

폭스바겐코리아는 지난 1일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배출가스 조작 소프트웨어를 탑재한 것으로 추정되는 EA 189 엔진 모델이 9만2천247대로 집계됐다면서 "해결방안을 최선을 다해 찾고 있다"고만 밝혔다.

앞서 지난달 25일에도 "고객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자 모든 조치를 할 것"이라고만 했다.

   
▲ 폴크스바겐·아우디가 ‘디젤차량 스캔들’과 관련하여 한국에서 드디어 사과한다. 사과문에는 소비자 피해 보상 방안 내용은 들어 있지 않다./자료사진=연합뉴스TV 화면 캡처

뒤늦은 사과라는 지적에 대해 회사 측은 "고객에 대한 조치를 어떻게 하겠다는 내용이 분명히 정해지지 않아 늦어졌다"고 말했다.

폴크스바겐그룹 소속으로 국내에 배기가스 조작 차량을 2만8천791대 판매한 것으로 추산한 아우디도 소비자들에게 처음으로 사과할 예정이다.

아우디 관계자는 "내일 고객 사과문을 낼 것"이라면서 "머리 숙여 사과드리며 조속한 시일 안에 리콜 조치를 시행하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는 내용을 담았다"고 말했다.

배기가스 조작 의심 차량은 EA 189 디젤 엔진(배기량 1.6 / 2.0 TDI) 모델로 폴크스바겐이 티구안 2만6천76대, 파사트 1만8천138대, CC 2.0 TDI 1만4천568대, 골프 1만5천965대, 제타 1만500대, 비틀 2천986대, 폴로 2천635대, 시로코 R라인 885대, 골프 카브리오 490대 등이며 아우디는 A4 8천863대, A5 2천875대, A6 2.0 TDI 1만1천859대, Q3 2천535대, Q5 2.0 TDI 2천659대 등이다.

폴크스바겐과 아우디는 리콜 시기에 대해서는 본사의 해결방안이 나와야 하며 독일 정부와 환경부의 승인도 있어야 한다는 이유로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 다만 폴크스바겐그룹의 신임 최고 경영자가 내년 1월부터 리콜이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으므로 국내 리콜도 내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과문에는 소비자 피해 보상 방안에 대한 내용은 들어 있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폴크스바겐 코리아는 이날 차대번호로 조작 의심차량을 조회하는 사이트를 열었다. 아우디 코리아도 비슷한 사이트를 오픈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