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롯데카드의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2년 만에 매각을 재추진하며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KB금융, 하나금융 등 금융지주가 유력한 잠재 인수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어 인수전 결과에 따라 카드업계 판도에 지각변동이 예상되고 있다.
5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는 최근 롯데카드 매각 주관사로 UBS를 선정했다. MBK파트너스가 롯데카드 매각에 나서는 것은 2022년 이후 두 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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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광화문 롯데카드 본사 전경./사진=롯데카드 |
앞서 롯데카드는 2019년 5월 롯데그룹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금산분리(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의 분리) 정책에 따라 MBK파트너스에 매각됐다.
롯데지주는 롯데카드 지분 79.83%를 MBK파트너스와 우리은행 컨소시엄에 1조3811억원에 처분하는 내용의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현재 롯데카드 지분은 MBK파트너스가 59.83%, 우리은행과 롯데쇼핑이 각각 20%씩 가지고 있다.
이후 MBK파트너스는 2022년 첫 매각 시도에 나섰으나 매각가를 두고 입장차를 좁히지 못해 불발됐다. 당시 MBK파트너스는 JP모건을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고 예비입찰을 진행해 하나금융과 사모펀드 등이 참여했지만 MBK파트너스가 3조원대의 높은 매각가를 고집하면서 본입찰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이번에도 관건은 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카드업황 악화로 롯데카드의 실적이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매각가가 조정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롯데카드의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02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9% 감소했다. 같은 기간 카드사 중 당기순이익이 줄어든 카드사는 롯데카드가 유일하다.
MBK파트너스가 롯데카드를 인수한 2019년 이후 3년간 실적을 견인하며 2022년에는 순이익이 크게 늘었으나 지난해부터는 실적이 하락세로 전환됐다.
인수 후보로는 금융지주가 꼽힌다. 금융지주에서 인수해 계열 카드사와 합병할 경우 몸집을 크게 불릴 수 있다.
롯데카드는 지난 10월 기준 회원 수 952만명으로, 신한카드(1439만명), 삼성카드(1304만명), 현대카드(1249만명), KB국민카드(1239만명)에 이어 업계 5위 카드사다. 신용판매 시장 점유율 또한 10.5% 수준으로 업계 5위 규모다.
KB금융에서 인수해 KB국민카드와 합병하게 되면 단숨에 업계 1위인 신한카드를 제치고 1위사로 도약할 수 있다. KB국민카드는 업계 3위권에 머물고 있다.
2019년 롯데카드가 처음 매물로 나왔을 때 인수전에 참여했던 하나금융 또한 유력한 인수 후보로 꼽힌다. MBK파트너스가 2022년 롯데카드 매각을 추진할 때도 인수전에 참여한 바 있다. 하나금융은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에 나서고 있는 상황으로 롯데카드를 인수해 하나카드와 합병으로 업계 중상위권 진입을 노릴 수 있다.
우리금융도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를 위해 롯데카드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은 롯데카드 지분 20%를 보유 중인 2대주주로 인수 여부 우선검토권을 갖고 있다.
다만 현재 우리금융은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의 부당대출 사건으로 금융당국으로부터 정기검사를 받고 있는데다 지난 8월 동양생명과 ABL생명에 대한 인수 계약을 체결한 바 있어 롯데카드 인수까지 나서기는 무리라는 평도 나온다.
[미디어펜=이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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