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지 기자]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글로벌 경기불황에 전기차 캐즘(수요 둔화)과 중국산 공세까지 거세지며 휘청이고 있다. 신차 판매량이 저조한 데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불확실성도 커지면서 경영난에 시달리는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은 잇달아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 업계가 줄줄이 휘청이면서 경쟁 구도 재편 가능성도 거론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자동차 기업 GM은 중국 합작 투자의 실적 부진으로 50억 달러(약7조 원)가 넘는 감가상각 및 비용을 부담할 상황에 처했다. GM이 50%의 지분을 소유한 중국 합작회사 SAIC GM은 올해 1∼9월 3억4700만 달러(약 4914억 원) 손실을 기록했다.
합작법인은 미중 무역갈등 심화로 매출에 타격을 받아왔다. 올해 11월까지 판매량은 37만대로 급감했다. 지난 2018년까지 연 판매량은 200만 대에 달했다. 이에 따라 GM은 중국 사업을 축소·정리하면서 구조조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폭스바겐 노조는 지난 2일(현지시간) 임금삭감과 구조조정에 반대하며 독일 전역에서 경고 파업에 착수했다. 폭스바겐 노조가 파업에 나서는 것은 회사가 독일 공장을 닫기로 한 데 따른 반발이다. 폭스바겐 독일 사업장에서 파업이 벌어진 건 6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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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스바겐 티구안 올스페이스./사진=폭스바겐 제공 |
계획대로 공장 3곳 이상이 폐쇄되면 공장 규모에 따라 독일 직원 12만 명 가운데 최대 3만 명이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독일 폭스바겐그룹은 경영난을 견디지 못해 자국 공장 10곳 중 최소 3곳을 폐쇄와 함께 10% 임금 삭감을 노조에 통보한 바 있다.
일본 3대 완성차 업체 중 하나인 닛산도 지난달 실적 부진에 따라 전 세계 닛산 직원의 7%에 해당하는 9000명을 감원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생산능력도 20% 감축한다고 발표했다. 우치다 마코토 닛산 최고경영자(CEO)는 자신의 보수의 50%를 반납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이에 더해 스티븐 마 최고재무책임자(CFO)도 자리를 내려놓는다.
포드도 지난달 전기차 수요 급감에 따른 운영비 부담으로 유럽 지역 직원 약 14%에 해당하는 4000명을 오는 2027년 말까지 감원할 계획이다. 판매 부진에 야심 차게 출시한 전기 픽업트럭 'F-150 라이트닝' 생산도 중단했다. 전기차 수요 감소 등에 따른 시장 변화에 인원감축과 생산 감소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세계 4위 다국적 완성차 업체 스텔란티스의 카를로스 타바레스 최고경영자(CEO)도 지난 1일 당초 2026년까지이던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경영난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회사는 내년 상반기(1~6월)에 후임 CEO가 선임될 것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완성차 업계가 줄줄이 휘청이면서 경쟁 구도 재편 가능성도 거론된다. 중국의 공세가 강해지는 가운데 미래 모빌리티 중심으로 시장이 급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 변화에 맞게 발 빠른 사업 재편에 성공하는 기업만이 살아남을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 자동차 업계가 지각변동에 가까운 변화를 겪고 있다. 트럼프 재집권으로 인한 글로벌 불확실성도 커졌다.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라면서 "이익에 따라 완성차 업체 간 합종연횡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연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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