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지 기자]중국 정부가 한국인의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면서 일본과 동남아로 쏠려 있던 여행 수요 분산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항공업계는 이번 중국의 무비자 정책으로 파생된 '중국 특수'를 잡기 위한 마케팅 경쟁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 무비자 효과발 중국 여행객 증가로 항공업계의 수익성도 개선될 전망이다.
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내년 말까지 한국을 포함한 9개국 일반 여권 소지자에 대해 비자 면제 정책을 시행키로 했다. 중국은 비즈니스·관광·친지 방문 등으로 제한된 무비자 방문 목적에 '교류 방문'을 추가하고, 무비자로 중국에 체류할 수 있는 기간을 15일에서 30일로 늘렸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중국 노선은 운항이 중단되는 등 크게 움츠러들었다. 코로나19 엔데믹 전환 후 일본·동남아를 중심으로 대부분의 노선이 회복세를 기록하는 중에도 중국 노선은 더딘 회복률을 기록하며 여객 사업의 완전 정상화를 어렵게 했다.
중국 노선 회복률이 더뎠던 것은 중국 단체 비자 발급 정지, 정치적·외교적 상황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여객 수요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은 데다 업계에서도 중국 노선 확장에 미온한 태도를 취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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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항공 객실승무원 및 보잉 787-9./사진=대한항공 제공 |
중국 여행을 위해서는 시간과 돈을 들여 비자를 발급받아야 했다. 복잡한 절차와 비용이 드는 만큼 여행자들의 선호도도 높지 않았다. 올해 3분기까지(1~9월) 국내에서 중국으로 오간 항공 여객 수는 1030만 명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1372만 명)의 75.1%에 그쳤다.
이번에 중국이 한국에 대한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면서 국내 항공업계에서는 중국 노선 승객이 본격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따른 수익성 개선도 기대하는 분위기다. 중국 노선은 거리 대비 수익성이 좋은 알짜 노선으로 꼽힌다.
실제로 중국의 이번 무비자 정책으로 중국 여행 예약률이 급증했다. 하나투어에 따르면 지난달 1~21일 중국 여행 예약률은 직전 3주와 비교해 75% 늘었다. 상하이 예약률은 178% 급증했다. 인터파크 투어도 지난달 1~5일 중국 패키지 예약 건수가 전월 동기 대비 91% 늘었고, 예약 인원은 60% 증가했다고 밝혔다.
항공업계는 중국 여행 활성화를 기대하면서 중국 노선 증편에 나서고 있다. 대한항공은 오는 28일부터 인천발 중국 푸저우 노선에 주 3회(화·목·토) 일정으로 신규 운항을 시작한다. 앞서 지난 10월 1일부터 인천~샤먼 노선을 매일 1회로 증편했고, 10월 14일부터는 인천~쿤밍 노선을 주 4회 운항으로 재개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10월 14일부터 인천발 베이징 노선을 주 14회에서 주 20회로 증편했다. 또 인천∼상하이 노선은 하루 3회 운항에서 4회로 늘렸다. 제주항공은 지난 4월부터 제주~베이징 다싱 노선과 무안~장자제 노선에 신규 취항했고, 에어부산은 지난달 27일부터 부산∼싼야 노선을 주 2회에서 4회로 증편했다. 이스타항공은 지난 9월부터 국내 저비용 항공사 중 단독으로 인천-정저우 노선에 재취항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노선은 다른 노선 대비 회복률이 더뎌 항공 산업 정상화를 힘들게 했다. 90% 가까이 노선이 정상화 된 뒤에도 저조한 탑승률을 기록해 항공사들의 비용 부담 우려가 커지기도 했었다"면서 "중국의 무비자 시행으로 중국 여행객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른 항공사들의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연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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