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사태로 금융시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투자처를 잃은 돈이 은행으로 향하고 있다. 향후 여야 대치상태의 탄핵 정국이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투자자들이 은행에 돈을 묻어두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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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사태로 금융시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투자처를 잃은 돈이 은행으로 향하고 있다./사진=김상문 기자 |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요구불예금 잔액은 지난 6일 기준 612조409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비상계엄 선포 당일인 지난 3일(600조22651억원)보다 12조1484억원 늘어난 규모다.
지난달 말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에 요구불예금에서의 이탈이 가속화된 것과 정반대 상황이다. 이들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요구불예금 잔액은 608조2330억원으로 전월(613조3937억원)보다 5조1607억원 감소했다. 10월(-9조9236억원)에 이어 두 달 연속 감소세를 보여왔다.
은행권으로 대기자산이 몰린 것은 계엄사태 이후 여야 탄핵정국이 장기화될 것을 우려한 개인 투자자들이 은행으로 돈을 묻어놓고 상황을 관망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국내 증시 역시 개인투자자들의 패닉셀(공포매도)가 이어지며 휘청되는 모습이다.
정부는 최근 정치 상황과 관계없이 경제 분야 만큼은 최대한 안정적으로 관리될 수 있도록 총력을 다 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금융당국은 5대 금융지주 및 정책금융기관 등에 유동성‧건전성 점검을 주문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열린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F4회의)에서 “최근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됐으나, 우리 경제의 견조한 펀더멘털과 대외건전성에 비해서는 다소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평가하며 “향후 시장 동향을 예의 주시하면서 시장안정조치를 총동원하여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전날 금감원장, 5대 금융지주 회장, 정책금융·유관기관장 및 금융협회장들과 ‘금융상황 점검회의’에서 “금융지주는 대외 신인도 측면에서도 최전방에 있다”며 “외국계 금융사·투자자 등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해 각 지주사의 안정성과 우리 금융 시스템의 회복력도 적극적으로 소통해달라”고 당부했다.
김 위원장은 “금융당국은 금융시스템 안정과 금융부문의 대외신인도 유지를 위해 흔들림 없이 책무를 다해 나가겠다”며 “부문별로 준비된 시장안정 조치가 적기에 시행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정책 현안도 당초 일정과 계획에 따라 일관되게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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