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열릴 예정이었던 두산에너빌리티 임시주주주총회 취소
비상계엄으로 주가 폭락…매수 청구 가격과 괴리 발생
[미디어펜=박준모 기자]두산그룹이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추진했던 지배구조 개편이 비상계엄 후폭풍으로 인해 무산됐다.

두산에너빌리티는 10일 이사회를 열고 오는 12일 개최하기로 했던 임시 주주총회를 열지 않기로 했다. 이번 임시 주총에서는 두산에너빌리티가 보유한 두산밥캣 지분을 두산로보틱스로 이관하는 분할 합병안을 의결할 예정이었는데 임시 주총이 취소되면서 사실상 두산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도 무산됐다. 

   
▲ 분당 두산타워 전경./사진=두산 제공


두산그룹의 계획이 물거품이 된 이유는 비삼계엄 사태 때문이다.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뒤 주가가 크게 하락하면서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에 나설 경우 비용 부담이 커져서다. 

실제로 두산에너빌리티의 주가는 비상계엄 전에 2만1000원 대를 보였으나 10일 종가 기준 1만7180원으로 떨어졌다. 두산로보틱스 역시 6만5000원 대에서 5만2200원으로 하락했다. 

두산그룹은 매수 예정 가격으로 두산에너빌리티 2만8900원, 두산로보틱스 8만472원을 제시했는데 현재 주가와는 차이가 크게 벌어지면서 지배구조 개편도 무산됐다. 

두산에너빌리티 측은 “임시주주총회를 앞두고 예상하지 못했던 외부 환경 변화로 인해 분할합병 회사들의 주가가 단기간 내에 급격히 하락해 주가와 주식매수청구가격 간의 괴리가 크게 확대됐다”며 “찬성 입장이었던 많은 주주님들이 주가 하락에 따른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를 위해 반대 또는 불참으로 선회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별결의의 가결요건의 충족 여부가 불확실해지고, 당초 예상한 주식매수청구권을 초과할 것이 거의 확실해 보인다”며 “계속 불확실성을 남겨두는 것보다 빠르게 의사결정 해서 회사의 방향성을 알려드리는 편이 더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한편 두산그룹은 사업 시너지 극대화와 미래 경쟁력 제고를 위해 클린에너지, 스마트 머신, 반도체·첨단소재를 핵심으로 하는 사업 구조 개편을 발표한 바 있다. 이러한 개편의 하나로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밥캣, 두산로보틱스 간 분할 합병을 추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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