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대금리차 3개월 연속 확대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 은행의 수신금리가 줄줄이 떨어지는 가운데 가계 빚을 억제하기 위해 은행이 가산금리를 높이는 방식으로 대출금리를 조정하면서 예대금리차(대출금리-예금금리)가 더욱 확대되고 있다. 이같은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어서 은행을 향한 금융소비자들의 공분은 더 커질것으로 보인다.

   
▲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 은행의 수신금리가 줄줄이 떨어지는 가운데 가계 빚을 억제하기 위해 은행이 가산금리를 높이는 방식으로 대출금리를 조정하면서 예대금리차(대출금리-예금금리)가 더욱 확대되고 있다. /사진=김상문 기자


11일 금융권 및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신규 취급 기준 정책서민금융을 제외한 가계 예대금리차는 평균 1.036% 포인트(p)로 전월(0.734%p)보다 0.302%p 확대됐다. 이들 은행의 예대금리차는 지난 7월(0.434%p)에서 8월(0.57%p) 0.136%p 커졌고, 9월(0.734%p)에는 0.164%p로 3개월 연속 확대됐다. 

은행권은 지난 10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한 이후 순차적으로 수신금리를 낮춰왔다. 이달 들어서도 주요 은행의 예‧적금 금리가 줄줄이 떨어졌다. 5대 은행의 대표 정기예금의 최고금리는 전월 취급 평균금리 대비 약 0.12~0.22%p 하락했다.

상품별로 NH농협은행의 'NH올원e예금'은 기존 최고 연 3.34%에서 3.22%로 약 0.12%p 하락했다. 신한은행의 '쏠편한 정기예금'과 하나은행 '하나의정기예금', KB국민은행 'KB Star 정기예금' 등도 각각 연 3.35%에서 3.20%로 0.15%p 인하됐다. 우리은행의 'WON플러스예금'도 연 3.42%에서 3.20%로 0.22%p 하향 조정됐다.

케이뱅크도 지난 2일과 3일에 걸쳐 주요 상품의 금리를 최대 0.3%p 인하했다. 이에 따라 '챌린지박스' 금리는 최고 연 4.00%에서 3.70%로 0.30%p 내렸고, '궁금한 적금'은 연 1.50%에서 1.20%로 인하됐다. '코드K정기예금'은 1년 만기 기준 연 3.20%에서 3.10%로, 2·3년 만기 기준의 경우에는 연 3.00%에서 2.80%로 하향 조정됐다.

반면 대출금리는 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방침에 따라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 은행권은 가계부채 관리 강화를 위해 지난 7월부터 가산금리를 올리는 방식으로 대출 문턱을 높여왔다. 정부가 올 연말은 물론 내년까지 가계부채 관리를 주문한 상태여서 대출금리는 당분간 오름세를 유지할 전망이다.

당국의 압박 속에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이 두 달 연속 1조원 대에 그치는 등 가계대출 증가세는 둔화 흐름을 보이고 있다. 5대 시중은행의 11월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33조3387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10월(732조812억원)보다 1조2575억원 증가했다. 이들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폭은 지난 8월 9조6259억원 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9월 5조6029억원, 10월 1조1141억원, 11월 1조2575억원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금융당국은 내년에도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하향 안정화되도록 관리기조를 확고히 한다는 계획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28일 “금융회사들이 경영계획 수립 시 가계대출 증가·편중으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충분히 감안하도록 지도할 예정”이라며 “부실채권비율 등이 높은 중소금융회사에 대해서는 건전성 관리 계획 징구, 현장점검 등을 통해 건전성 개선이 가시화되도록 철저히 관리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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