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승규 기자] 중국이 국내 게임 시장에서 점유율을 늘리는 가운데, 정부의 '나몰라' 규제 강화에 대해 볼 멘 소리가 나온다. 정부는 게임 산업에 대한 규제를 확대하면서도, 해외 사업자들을 견제할 방안을 마련하지 않아 '역차별'을 조장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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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개 낀 국회 전경./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11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게임산업과 관련한 규제를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국내 게임사들의 주요 BM(비즈니스 모델) 중 하나인 '확률형아이템'이 그 대상이다.
확률형아이템은 국내 게임 산업의 핵심 BM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2023 게임백서'는 지난해 국내 주요 게임사들의 PC·모바일 매출 20조 원 중 75%(15조 원)이 확률형아이템을 통해 발생한 것으로 집계했다.
이에 확률형아이템과 관련한 압박이 강해지며, 게임사들은 볼 멘 소리를 내고 있다.
김승수 국민의 힘 의원이 발의한 게임산업진흥법 개정안도 확률형아이템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개정안은 확률형아이템으로 인한 이용자 손해 발생 시 고의가 아님을 게임사가 입증하고, 고의적 손해와 관련해 최대 세 배 징벌적 배상을 도입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또한 공정거래위원회도 연초 넥슨에 과징금 116억 원을 부과한 이후에도, 주요 게임사들에 대한 조사를 확대하며 압박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확률형아이템과 관련한 규제가 강화되며, 국내 게임사들은 대대적인 BM 개편이 불가피해졌다.
하지만 해외 게임사들을 대상으로 규제를 할 수 없는 탓에 '역차별'이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업계는 확률형아이템 정보 공개가 건전한 게임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에 대해 공감을 하면서도, 해외 게임사들의 위법 행위를 막을 수 있는 조치가 나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중국 게임사들이 국내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며, 우려의 시각은 점차 커지고 있다.
중국 게임사들은 저렴한 인건비와 속도감 있는 신작 개발을 바탕으로 영향력을 확대 중이다. 또한 국내 게임 시장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달 △Last War △Wos △로얄 매치 △브롤스타즈 △버섯커 키우기 등이 국내 모바일 매출 순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중국 게임사들의 개발력도 나날이 상승 중이다. 기존 양산형 게임에만 특화됐다는 평가와 달리, 콘솔 시장에서도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검은신화 오공이 대표적인 예시다. 검은신화 오공은 게임사이언스(Game Science)가 개발한 콘솔 게임으로 화려한 그래픽과 영화에 버금가는 스토리가 특징이다. 검은신화 오공은 발매 첫달 스팀에서 2000만 장 이상 판매되며, 글로벌 흥행에 성공했다. 검은신화 오공의 성공 이후 중국 게임 산업의 개발력이 세계적인 수준까지 올라왔다는 얘기가 나온다.
업계는 역차별이 지속되면 국내 게임사들이 경쟁력을 상실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건전한 게임 생태계를 구축 하면서도 국내 게임 산업 진흥을 위해서 역차별은 피해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게임사들이 관련된 정책을 잘 이행하지 않더라도 적극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빠른 후속 조치가 가능한 반면, 해외 게임사들은 불가능하다"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해외 게임사들도 국내에서 게임을 서비스할 때 같은 수준의 제재를 가해야 한다고 목청을 높이고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해외 게임사들이 국내에서 위법을 저지를 시 강력하게 제재를 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진언했다.
[미디어펜=이승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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