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지 기자]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뚝심 있게 추진해 온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이 4년여 만에 결실을 맺었다. 대한항공은 내달 중 신임 이사진을 선임하고 아시아나항공과의 화학적 결합 절차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지난 2020년 11월 아시아나항공 인수 추진을 공시한 이후 4년여 만에 기업결합 과정에 종지부를 찍었다.
대한항공은 전날 아시아나항공의 지분을 취득하고 이날부로 아시아나항공을 자회사로 편입했다. 대한항공은 전날 아시아나항공에 8000억 원의 잔금을 지급하며 아시아나항공과의 신주인수거래를 종결했다. 이로써 대한항공은 기 지급한 계약금 3000억 원과 중도금 4000억 원을 포함해 총 1조5000억 원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 대금 납입을 완료했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의 신주 1억3157만8947주(지분율 63.88%)를 취득, 이로써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항공의 자회사로 편입됐다. 상법에 따르면 신주 대금 납입일 다음 날 주주로서 권리·의무가 발생한다. 대한항공은 당초 이달 20일까지 신주 인수를 완료할 계획이었지만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가 예상보다 빠른 지난달 28일 기업결합을 최종 승인하면서 일정을 앞당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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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항공 객실승무원 및 보잉 787-9./사진=대한항공 제공 |
대한항공은 전 세계 14개국 기업결합 필수 신고국 승인 절차를 완료했다. 지난달 28일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최종 승인한 데 이어 미국 법무부(DOJ)가 신주 인수 이전까지 합병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지 않으면서 사실상 승인 결정을 내렸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이 종지부를 찍으면서 양대 국적 항공사 시대가 저물고 세계 10위권의 '메가 캐리어(초대형 항공사)'가 탄생하게 됐다. 대한항공은 다음 달 16일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해 신임 이사진을 선임한다는 방침이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신임 대표이사에는 송보영 대한항공 여객사업본부장(전무)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을 오는 2026년 말까지 자회사로 운영하며 통합 작업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대한항공은 '통합 대한항공' 출범을 위해 기업 로고, 항공기 외부 디자인, 유니폼 등을 모두 새롭게 교체하는 등 통합 수순을 밟을 계획이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통합 후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도 수립하고 있다. 우선 중복 노선의 시간대를 다양화하고, 신규 노선에 취항함으로써 고객 서비스 선택의 폭을 넓힐 계획이다. 또 안전 운항을 위한 투자도 늘려 나갈 예정이다.
대한항공은 통합 항공사의 출범으로 △국가 항공산업 경쟁력 보존 △인천공항의 허브 기능 강화 △글로벌 네트워크 확대 등 통합 본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디어펜=김연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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