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이날 오후 4시경부터 본회의를 열고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무기명 투표 방식에 따른 표결에 부쳐 재석의원 300명 중 찬성 204명 반대 85명, 기권 3명(무효 8표)으로 가결 처리했다. 이렇게 되면서 윤 대통령은 우리 헌정사상 국회에 의해 탄핵소추를 받은 세 번째 대통령으로 남게 됐다.

이날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윤 대통령의 직무는 탄핵소추의결서 사본이 대통령실로 전달되는 순간 정지된다.

앞서 여당은 본회의 전 의원총회를 열고 1차 탄핵소추안 때와는 달리 표결에는 참석하는 대신 당론은 부결로 그대로 유지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하지만 실제 표결에서는 여당 안에서 찬성표만 놓고 보면 12명, 무효 및 기권표까지 합치면 최대 23명이 이탈한 것으로 보인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표결 전 제안 설명을 통해 "12.3 비상계엄은 헌법이 정한 비상계엄의 절차와 요건을 전혀 갖추지 못했다"며 "헌법의 내란죄, 직권남용 권리행사죄, 특수공무집행 방해죄 등과 같이 국민의 생명 및 안전, 국가의 존립과 기능, 국민주권주의,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침해했다"고 탄핵소추안 당위성을 강조했다. 

의석에 있던 몇몇 의원들은 두 손을 모아 기도하며 개표 과정을 지켜보기도 했다. 탄핵 찬성 의사를 밝히며 국회 본청 앞에서 1인 시위를 이어온 김상욱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4일 새벽 비상계엄 해제 결의안 표결 당시 입었던 패딩을 입고 본회의장에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부친상을 당한 이기헌 민주당 의원도 잠시 개인사를 뒤로 하고 표결에 참여해 동료 의원들의 안타까움을 사기도 했다. 

탄핵안 가결 순간 로텐더홀에 모여 있던 야권 관계자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지르며 자축했다. 

이날 국회 주변에서는 시민 20만여명(경찰 추산)이 모여 윤 대통령 탄핵소추에 찬성하는 집회를 개최했다. 국회 측은 혹시나 일어날지 모르는 돌발사고 등에 대비해 탄핵소추안 표결에 앞서 혹시나 있을 안전사고를 우려해 국회 관계자를 제외한 일반인들의 출입을 차단했다. 

서울교통공사 측은 지하철 5호선 여의도역에 대해 한때 무정차 통과하도록 했고 서울시메트로 9호선 측도 국회의사당역을 무정차 통과 조치를 내렸다. 

그러면서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해 "마지막 기회"라며 "탄핵에 찬성함으로써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굳건하다는 점을 세계 만방에 보여달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