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진현우 기자]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여야가 국정주도권을 둘러싸고 더욱 거센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국정안정협의체' 제안을 놓고 여당 측은 강하게 반발했고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가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둘러싸고도 양측이 거세게 맞섰다.
16일 정치권은 이재명 대표가 전날 정부와 국회에 '국정안정협의체' 구성을 제안한 것을 두고 신경전을 벌였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 여당 측이 자신이 제안한 국정안정협의체 참여를 거부한 것과 관련해 "국정을 안정시키고 민생을 회복하는 데 네 편 내 편이 어디 있겠는가"라며 "모든 논의의 주도권은 국민의힘이 가져도 좋으니 국민의힘도 꼭 참여해 주기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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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박찬대 원내대표가 12월 16일 국회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4.12.16./사진=미디어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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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소속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회를 인질 삼아 난동 부리던 난동범이 이제 와서 국정안정에 협조하겠다는 말을 보고 참 국민을 바보같이 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날선 반응을 보였다.
앞서 권성동 원내대표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여당이 된 것처럼, 국정운영의 책임자가 된 것처럼 행동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며 이 대표의 제안을 완강히 거부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 탄핵 이후 '정책 주도권'을 가지기 위한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실제 이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제임스 김 회장 등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암참) 간부들을 만나 트럼프 2기 정부를 앞두고 한미동맹을 강조하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이 대표는 암참 간부들에게 "한국전쟁 당시 미국의 역할도 그러하고 이후 미국의 원조와 미국을 비롯한 자유진영의 도움으로 대한민국 경제가 성장했고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다"며 "(최근 한국 내)혼란은 빠른 시간 내 합법적인 절차에 따라 진정될 것"이라며 "잠시의 혼란은 대한민국에 투자할 기회 또는 저가매수할 기회라 생각하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런 가운데,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거부권 행사 여부를 놓고 여야 간 충돌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한 권한대행은 이르면 오는 17일 주재하는 국무회의에서 야당 단독으로 국회를 통과한 농업 4법(양곡관리법·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농어업재해대책법·농어업재해보험법) 등을 상정해 거부권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한 권한대행이 야당 주도로 처리된 12.3 비상계엄 사태 관련 특검법 및 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대해서도 거부권을 행사할지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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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2월 16일 서울 더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제10회 중견기업인의 날 기념식에서 축사하고 있다. 2024.12.16./사진=연합뉴스 |
만약 한 권한대행이 윤 대통령에 이어 이른바 '거부권 기조'를 계속 이어간다면 야당 내부에서 한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다시 커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너무 많은 탄핵은 국정 혼선을 초래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일단은 탄핵 절차를 밟지 않기로 했다"며 당 일각에서 논의됐던 한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 절차는 추진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전현희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권한대행으로서 정치적 중립성을 무시하고 국민의 권한을 침탈하는 입법 거부권과 인사권을 남용하는 것은 헌법 위반"이라며 "또 다른 탄핵 사유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미디어펜=진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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