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문상진 기자]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란이 정쟁의 중심에 섰다. 여야는 한글날인 9일에 이어 10일에도 모든 일정을 취소하면서까지 전면전을 예고했다. 새누리당은 ‘역사교과서 개선 특별 위원회’를 가동하며 11일 당정회의를 열기로 하는 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은 이에 맞서 장외투쟁, 예산안 연계, 해임 건의안 제출 등 모든 압박 카드를 동원하며 발목잡기에 나섰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발표하면 가을 내내 이것만으로 싸움을 하게 될 것”이라며 예산안과 연계할 뜻을 비추면 정부와 여당을 협박했다. 김성수 대변인은 “황우려 부총리에 대한 해임건의안부터 낼 것”이라고 했고 박수현 원내대변인은 “교과서 고시를 자의적으로 바꿀 수 없도록 입법화 하겠다”며 화력을 총동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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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상 현대사 첫 페이지 |
하지만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여론조사에서도 현행 검정체계의 교과서에 문제인식을 같이하는 여론이 높다. 애초 교과서 개발주체를 다양화하고 학교 현장에서 교과서 선택권을 부여함으로써 다양하고 창의적인 교과서 개발을 유도한다는 검정제의 도입 취지는 일선 현장에서 특정 교과서만이 채택됨으로써 그 취지가 무색해지고 실패한 제도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실제로 현재 8종의 한국사교과서 중 교학사를 제외한 7종 출판사의 집필진은 좌파집단이 장악함으로써 교과서 개발주체의 다양성 취지를 무색케 훼손하고 있다. 지금껏 고교 한국사 검정교과서가 두 차례 출판(2011년 6종, 2014년 8종)됐으나, 특정 학맥이나 집단(전교조, 민족문제연구소 등)에 소속된 집필진이 독과점을 형성하며 매번 집필에 참여하며 이념의 편향성을 띤 교과서의 출판이 반복되는 독과점 구조로 고착화 됐다.
편향성 논란의 진원지(단원V, VI)인 7종의 근현대사 분야 집필 구성을 보면, 22명 집필진 중 18명이 반정부 성향(전교조 10인, 역사문제연구소 3인, 민족문제연구소 2인, 이념편향‧정부비판 3인)으로 근‧현대사 내용이 편향적으로 서술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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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동아 현대사 첫 페이지 |
학교의 교과서 선택권도 교학사교과서 불채택 외압처럼 반헌법적, 반민주적, 반시장적, 반사회적 위법행위로 원천적으로 배제된 구조다. 역사교사는 전교조·전국역사교사모임 소속이 대다수인 현실을 감안할 때, 건전사관 입각한 균형 잡힌 교과서가 학교현장에서 채택될 가능성은 사실상 전무하다.
이처럼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란은 내용의 편향성과 함께 교육현장에서 특정 교과서만을 채택함으로써 스스로 논란의 불씨를 키웠다. 따라서 역사교과서는 국가가 책임지고 학계에서 인정받는 권위자 등 건전사관을 지닌 집필진을 구성할 수 있는 국정의 필요성과 함께 편향성 문제를 불식시킨 균형 잡힌 역사교과서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집필준거를 강화하더라도 집필자의 재량권을 보장해 주는 현행 검정제도 하에서는 취지에 따라 집필자의 이념성향이나 특정사관을 교묘하게 반영시킬 수 있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 실제로 현행 역사교과서는 세대간 갈등과 형제간, 친구 간 동일 세대 내 갈등으로 국민통합 및 국가발전에 저해하고 북한을 미화하는 등 심각한 편향성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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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재 현대사 첫 페이지 |
보천보전투, 북한체제, 3대세습, 토지개혁, 천리마운동 등 북한을 지나치게 긍정적으로 서술하며 편향성을 보이고 있다. 금성, 두산동아, 미래엔, 천재교육은 김일성 우상화 상징인 보천보전투를 기술한 부분을 보면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금성-조국광복회는 창바이현과 함남 및 평북에 지부를 설치하였으며, 국내 조직원들과 함께 함경북도 갑산군 혜산진 보천보를 습격하여 일제의 통치 기관을 마비시켰다(1937). 전투의 규모는 크지 않았지만 일제의 기세가 하늘을 찌르던 시기에 일어난 이 사건은 국내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되면서 만주에서 항일 무쟁 투쟁이 계속되고 잇음을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332쪽
두산동아-조국 광복회는 국내의 민족주의자 및 공산주의자들과 손을 잡고 함경도 일대에도 조직을 확대하고, 보천보 전투 등 국내 진공 작전을 여러 차례 단행하였다. -247쪽
미래엔-국내 조국 광복회 세력의 지원 아래 항일 유격대의 일부가 함경도 갑산의 보천보로 들어와 유격대의 일부가 함경도 갑산의 보천보로 들어와 경찰 주재소와 면사무소 등을 파괴하였다. 이 사건은 국내 신문에 크게 보도되어 만주에서 독립군이 모두 사라졌다는 일제의 선전이 거짓이며, 항일투쟁이 치열하게 계속되고 있음을 알려 주었다. -293쪽
천재교육-조국 광복회는 국내에도 조직을 확대하여 함경도 붑구 일대와 평안도 북부 국경 지대에도 지부를 결성하였다. 그리고 이들의 지원을 받은 일부 유격대가 국내로 들어와 함경남도 보천보의 일본 경찰 주재소와 면사무소를 공격하는 등 일제를 놀라게 하였다.-289쪽
두산동아는 보천보전투를 ‘그날의 역사’ 코너에 핵심적으로 기술한 반면 청산리대첩은 “김좌진이 이끄는 북로 군정서와 홈범도의 대한 독립군은 연합부대는 포위망을 좁혀 오는 일본군에 맞서 백두산 서쪽의 길목인 화룡현 청산리에 집결하였다. 1920년 10월 독립군 연합부대 2000여명은 청산리 일대에서 6일 동안 10여 차례의 전투를 벌여 일본군을 크게 격파하였다”며 본문 3-4줄 처리했다.-24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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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래엔 현대사 첫 페이지 |
김일성 전집 원문의 주체사상 수록한 천재교육이나 천리마운동 미화한 비상교육, 지학사, 천재 교육의 내용도 마찬가지다.
천재교육- 김일성 원문:“혁명이야말로 우리 당 사상 사업의 주체입니다……조선혁명을 하기 위해서는 조선 역사를 알아야 하며, 조선의 지리를 알아야 하며, 조선 인민의 풍속을 알아야 합니다.……어떤 사람들은 소련식이 좋다니, 중국식이 좋으니 하지만 이제는 우리 식을 만들 때가 되지 않았습니까?-김일성 전집. 18(1955.4~1956.2)-318쪽
비상교육, 지학사, 천재교육의 천리마 운동을 미화 부분도 지나치게 긍적적 기술을 보이고 있다.
-비상교육-한편, 1956년부터는 노동력을 최대한 동원하여 생산력을 높이기 위해 천리마운동을 벌였다.-360쪽
-지학사-노동력을 최대한 동원하기 위하여 천리마 운동과 3대 혁명 운동을 계속해서 추진하였다.-388쪽
-천재-1957년부터는 천리마 운동을 시작하였다. 이 운동은 사회주의 건설에서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이자는 노력 경쟁 운동으로, 북한 주민의 적극적인 희생을 요구하며 대중 동원을 중시하였다. -319쪽
대부분의 역사 교과서가 대한민국은 ‘정부수립’, 북한은‘국가수립’으로 기술하고 있다.
-미래엔-대한민국정부가 수립되다.-313쪽, 조선 민주주의 인민 공화국을 수립하였다.-315쪽
- 두산동아-대한민국 정부가 출범하였다.-273쪽, 조선 민주주의 인민공화국 수립을 선포하였다.-273쪽
-금성-조선 민주주의 인민공화국 정부 수립이 선포되었다.-311쪽, 대한민국 정부의 수립을 국내외에 선포하였다-370쪽
-지학사-1948년 8월 15일에 이승만 대통령은 대한민국 정부 수립을 대내외에 선포하였다.-349쪽, 조선 민주주의 인민공화국 수립을 선포하였다(1948.9.).-349쪽
-천재-대한민국 정부의 수립을 국내외에 선포하였다.-308쪽, 조선 민주주의 인민 공화국 정부 수립이 선포되었다.-311쪽
-리베르-8월 15일 광복절을 맞아 중앙청에서 정부 수립을 선포하였다.-339쪽, 조선 민주주의 인민 공화국이 수립되었다.-367쪽
이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발전상보다는 투쟁‧갈등 서술 강조 및 특정 대통령 중심으로 편중됐다.
현대사 단원 첫 페이지에 집회나 투쟁, 시위장면 전면배치(비상교육, 지학사, 천재교육)하는가 하면 DJ-김정일 남북정상회담 사진 지나치게 부각 배치(두산동아, 미래엔)하고 있다. 김대중‧노무현정부 긍정서술 비중이 다른 정부에 비해 월등히 높았으며, 현 정부 서술은 1개 출판사(리베르)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선사시대 시점, 6‧25전쟁 관련 흥남철수일‧정전협정 명칭 등 역사적 사실 조차 교과서별로 제각각이다.
한마디로 이런 교과서에 우리 아이들을 더 이상 방치할 수는 없다. 대한민국의 건국 대통령을 필요 이상으로 폄훼하고 김일성의 항일무장투쟁과 북한의 주체사상를 상대적으로 높게 평가하고 있다. 민중사관에 의해 집회나 투쟁을 앞세워 세대간 갈등을 부추기며 자유민주주의 체제마저 뒤흔들고 있다. 스스로의 역사를 자해하는 나라에 미래를 기대하는 건 망상이나 다름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