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국내 증시가 또 다시 가파른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간밤 미 증시 폭락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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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일 오전 국내 증시가 또 다시 가파른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간밤 미 증시 폭락 때문이다./사진=김상문 기자 |
19일 오전 9시35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약 1.70% 급락한 2440선을 전후로 움직이고 있다. 같은 시각 코스닥 지수 역시 전일 대비 약 1.8% 급락한 685 전후에서 등락을 반복 중이다.
이날 지수는 전일 대비 57.88포인트(-2.33%) 내린 2426.55로 개장해 약세 흐름을 지속 중이다. 코스닥 지수 역시 전일 대비 15.04포인트(-2.16%) 떨어진 682.53으로 거래를 시작했다.
환율 역시 폭등하며 증시에 부담을 더했다. 이날 오전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17.5원 급등한 1453.0원으로 오전 거래를 시작해 계속 1450원 주변에서 머무르고 있다.
오전장 폭락의 원인은 미국에서 비롯됐다. 간밤 미 증시는 근래 보기 드문 폭락장세를 연출했다. 개장 초반까지만 해도 흐름이 나쁘지 않았지만, 통화정책회의 결과가 나온 후부터 급격하게 그래프가 꺾이기 시작했다.
결국 18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2.58%,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2.95%, 나스닥종합지수는 3.56% 폭락했다. S&P500과 나스닥 낙폭은 올해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불과 얼마 전 6000선과 2만선을 넘기며 ‘산타랠리’ 기대감을 자아냈지만 순식간에 분위기가 표변했다.
미국채 10년물과 2년물은 장중 상승폭을 확대하며 각각 4.52%, 4.34%를 상회했다. 이 역시 증시에 큰 부담이 되는 요소다.
미 연준의 통화정책 의결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이날 증시 마감을 2시간 앞두고 기준금리 25bp(1bp=0.01%) 추가 인하 결정을 발표하며 예상에 부합한 조치를 확정지었다. 문제는 향후 금리 전망을 담은 점도표와 제롬 파월 의장의 발언이었다.
우선 점도표에서 내년 금리 인하 폭은 총 50bp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25bp씩 내릴 경우를 가정할 때 내년 내내 딱 2회만 인하를 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는 지난 9월 점도표에서 예상됐던 4회 인하의 절반 수준이기 때문에 시장이 발작적으로 반응한 것이다.
여기에 덧붙여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 전망이 다시 높아짐에 따라 금리 전망 중간값도 다소 높아졌다"고 발언하면서 "인플레이션이 더 강해지면 금리 인하 속도를 더 늦출 수도 있다"고 말해 폭락장에 더욱 속도를 붙였다.
설상가상으로 미 증시 마감 이후 발표된 미국의 대표 메모리 반도체 업체 마이크론의 실적 발표 역시 매우 우려스럽게 나타났다. 특히 내년 2분기 실적 전망(가이던스)이 시장 예상치를 크게 밑돌면서 시간외거래에서 마이크론 주가는 13% 이상 폭락했다.
마이크론 주가는 국내 반도체주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국내 증시는 이중의 타격을 입은 셈이 됐다. 대표적으로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가 약 2.2% 하락하며 5만4000원선이 깨졌고, SK하이닉스 역시 전일 대비 4% 넘게 급락하며 17만6000원선을 전후로 움직이고 있다.
여타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주들 역시 모조리 하락 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삼성바이오로직스‧현대차‧KB금융‧NAVER 등이 1%대의 낙폭을, 셀트리온‧기아 등은 2%대의 하락폭을 보이고 있다.
다만 이러한 폭락장이 계속 이어질 것인지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린다. 이경민 대신증권 FICC리서치부장은 “시장 심리는 통화정책에 대한 속도 조절을 다소 과도하게 해석 중”이라고 짚으면서 “미국 증시도 단기 변동성은 감안해야겠지만, 추가 급락은 제한적일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그는 “S&P500 기준 5700선 지지력 테스트 이후 분위기 반전을 예상한다”는 전망을 함께 내놨다.
금융당국도 즉각적인 대응에 나섰다. 이날 오전 전국은행연합회관에서는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병환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등이 거시경제금융회의(F4 회의)를 열어 금융시장 동향을 점검했다.
이 자리에서 최 부총리는 "세계 주요 통화들이 (달러화 대비) 대폭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우리 금융·외환시장도 단기적으로는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와 한은은 높은 경계 의식을 갖고 24시간 금융·외환시장 점검 체계를 지속 가동하면서 과도한 변동성에는 추가적 시장안정조치를 과감하고 신속하게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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