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온스타일이 일부 유료방송 사업자에 대한 송출을 중단하며 업계 전반적으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홈쇼핑 사업자들은 일제히 모바일 사업을 키워 유료방송에 대한 의존도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이에 송출수수료 의존도가 높은 케이블 사업자들은 실적이 악화되고 있다. 양측의 갈등 요인과 유료방송 사업자들의 대처 방안을 알아보고자 한다.
[미디어펜=이승규 기자] 유료방송과 홈쇼핑 업계 간의 갈등이 확산되는 가운데, 각 업체들의 대처 방안이 주목받고 있다. 유료방송 사업자들은 고부가·가치와 다양화 전략을 통해 이번 위기에 대처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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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브로드밴드 AI B tv 대표사진./사진=SK브로드밴드 제공 |
20일 업계에 따르면 IPTV 사업자들은 기술 고도화를 통한 수요 강화에 나서고 있다. 기반을 다진 후 홈쇼핑 사업자들과 상생 뿐 아니라 의존도를 줄이기 위함으로 해석된다.
IPTV 사업자들의 경우 가입자 수가 확보돼 있는 만큼 홈쇼핑 업계에서도 이를 무시하기 힘들다. TV 수요가 줄고 있지만 IPTV 가입자가 확보돼 있는 만큼 IPTV쪽은 최근 송출수수료 관련 타격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IPTV 업계 관계자는 "IPTV 사업 수요가 탄탄한 만큼, 이번 사태가 IPTV 사업자들에게 큰 영향이 있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라면서도 "지속적인 기술 고도화를 통해 수요를 늘리고 이를 바탕으로 홈쇼핑 사업자들과 상생을 이어갈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홈쇼핑 업계와의 송출수수료 이견으로 그동안 분쟁이 있었던 만큼,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사업다각화는 필수다. IPTV 3사(SKB·KT·LGU+)는 일제히 AI 기술을 적용한 편의성 개선을 진행 중이다. 유료방송 사업이 성숙단계에 접어들며 가입자 수 증가세가 둔화되자, 점유율 상승보다는 고부가·가치로 성장동력 마련을 도모하는 모양새다.
SK브로드밴드는 AI솔루션 에이닷 적용으로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유튜브, 웹까지 모두 검색이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했다. 셋톱박스에 카메라 탑재를 통해 고객의 움직임을 인식해 맞춤형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기능도 구현했다.
KT는 셋톱박스로 가정 내 모든 가전·사물을 관리할 수 있는 '스마트홈' 솔루션 구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출시된 KT 지니 TV 셋톱박스 4는 △가전기기 연결 △환경 감지 후 밝기·볼륨 조정 △AI를 통한 고객 미디어 이용 패턴 학습 △고객 니즈에 맞춘 AI 배경 제작 등의 기능이 탑재됐다.
LG유플러스는 IPTV 서비스 'U+tv'에 익시(ixi) 기반의 AI 에이전트를 적용했다. 미디어에이전트는 △글자 겹침이 있으면 자동으로 위치를 이동하는 ‘AI자막’ △24시간 고객 불편사항을 해결해주는 ‘익시 음성챗봇’ △초개인화 맞춤형 콘텐츠를 추천하는 ‘AI큐레이션’ 등의 기능이다.
◆ 가입자 수 감소하는 SO·위성방송…신사업 발굴에 총력
가입자 수가 소폭 증가하는 IPTV와 달리 SO(케이블TV)·위성방송 가입자 수는 줄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부터 상반기까지 SO·위성방송 가입자 수는 15만992명 감소했다.
송출수수료 이슈가 확산되며, 사업자들의 우려도 깊어지고 있다. SO·위성방송 사업자들은 위기 탈출을 위해 포트폴리오 강화에 나섰다.
LG헬로비전은 방송사업 외에 △MVNO(알뜰폰) △렌탈 △미디어 사업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다.
특히 렌털 산업은 가전 판매 증가로 새로운 수익원으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 렌털 부문은 지난 3분기 에어컨, 제습기, 공기청정기 등 가전 판매 증가로 전년 동기 대비 11.6% 증가한 332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KT 스카이라이프는 아마추어 AI스포츠 플랫폼 사업에 진출했다. AI 스포츠는 AI 무인 카메라를 활용해 콘텐츠를 자동으로 생산하고, 앱(App) 기반으로 유통하는 플랫폼 비즈니스다. KT 스카이라이프는 해당 사업에 자사의 방송통신 노하우를 접목해 신성장 사업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딜라이브는 협력 확대로 성장 동력 확보에 나섰다. 우선 아시아 최대 FAST 솔루션과 협력을 통해 광고 수익 강화를 진행한다. 이어 홈AIoT 기업인 아카라라이프와 '안심홈캠'과 '안심도어벨' 기능이 탑재된 '홈 AIoT' 서비스를 출시했다.
아울러 LG헬로비전과 KT 스카이라이프, HCN 등 SO·위성방송 사업자들은 희망퇴직으로 군살을 덜어내고 있다.
다만 업계는 이런 사업자들의 노력 만으로 송출수수료 감소로 인한 실적 악화를 막지는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SO·위성방송 사업자들이 송출수수료 의존도가 높은 만큼 이번 사태가 확산되면 실적 감소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사업자들이 홈쇼핑 사업자에 대한 의존도를 크게 낮춰야 한다고 목청을 높이고 있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도 "이번 사태로 인해 방송업계에 대한 지각 변동이 상당히 많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송출수수료에 의존하는 사업 구조는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취약하다고 볼 수 있다"라며 "사업 다각화를 통해 수익 의존도를 낮추지 않으면 이 사건을 해결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이승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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