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서영 기자] 오는 15일 열리는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기준금리 인하 여부보다는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에 대한 수정 발표가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채권시장이나 해외 투자은행(IB)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을 꾸준히 제기해왔지만, 이주열 한은 총재는 잇단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발언으로 인하 가능성을 부인했다.

이 총재는 지난 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국정감사에 참석해 '미국의 금리 인상 지연에 따른 한은의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대해 "그런 주장에 대해서는 생각이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이 총재는 또 "소비를 중심으로 내수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앞으로 (국내 경기는) 애초에 우리가 봤던 회복 경로를 유지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연내 금리 인상을 공언했지만 9월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선 인상을 결정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연준의 금리 인상 전에 한은이 추가로 기준금리를 내려 부진한 경기를 뒷받침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왔었다.

이 총재가 이런 전망을 일축하자 채권시장에서는 금리 인하 기대감을 반영해 하락하던 채권금리가 상승세로 돌아섰다. 8일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연 1.615%로 전날보다 0.001%포인트 올랐고 20년물과 30년물도 0.002%포인트씩 상승했다.

한은은 이번 금통위에서 경제성장률 수정 전망치도 발표한다. 이 총재의 발언에 따르면 올해 전망은 지난 7월에 발표했던 2.8%에서 크게 변동이 없을 전망이다. 2.8%를 바꾸지 않고 그대로 두거나 0.1∼0.3%포인트 하향 조정하는 방안이 유력시된다.

문제는 내년 전망이다.

올해도 벌써 2개월여밖에 남지 않았으므로 올해보다는 내년 경제가 회복세에 탄력이 붙으면서 잠재성장률 수준을 회복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기 때문이다.

지난 7월에 발표한 한은의 경제전망보고서에 따르면 내년 한국 경제의 성장률 전망치는 3.3%다. 앞서 4월에 3.4%로 발표했다가 0.1%포인트 내렸다.

현재의 지지부진한 경기회복세를 고려하면 2%대로 낮출 것이란 예상도 있지만 최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타격에서 벗어나 회복세를 보이는 소비가 힘을 발휘한다면 내년 3%대 성장이 무리는 아니라는 시각도 나온다.

한은이 내년 성장률 전망을 2%대로 낮춘다면 이는 부진한 수출과 미국 금리 인상, 중국 경기둔화 등 불안한 대외여건을 고려한 결과로 볼 수 있다.

이 경우 한은이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기준금리를 한 차례 추가 인하할 것이라는 시장의 전망에 더욱 무게가 실릴 수 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올해 경기 부진의 기저효과 덕에 내년 성장률 수치는 올해보다 소폭 개선될 수 있지만 강한 회복세는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미국 금리 인상과 중국 경기 부진, 신흥국 불안 등 대외여건은 오히려 더 악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