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성준 기자]투자수요가 아닌 실수요로 인식되는 전세가격이 보합 전환해 눈길을 끈다.
아파트 매매가격 하락 전환에도 계속 오르던 전세가가 상승을 멈추면서 부동산 시장이 본격적인 하락장 초입에 진입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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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매물 정보가 붙어 있는 모습./사진=연합뉴스 |
2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은 보합세를 띄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이달 셋째 주(지난 16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보합(0.00%)을 기록했다. 작년 5월 넷째 주 후 83주 만이다. 전국 전셋값(0.00%)도 지난 2월 첫째 주 후 46주 만에 상승세가 꺾였다. 수도권만 놓고 봐도 전주 상승폭(0.02%)대비 줄어든 0.01% 상승에 그치면서 보합세가 두드러졌다.
서울에서는 송파구와 성동구가 -0.08%로 낙폭이 컸다. 동대문구와 강북구(-0.05%), 강동·구로·종로구(-0.03%)도 내림세를 보였다.
전세 시장은 최근까지도 상승세를 유지했으나 지난 9월부터 본격적으로 펼쳐진 대출규제가 실수요자에게 영향을 미치면서 보합 전환한 것으로 풀이된다. 유주택자 대상의 전세자금 대출이 금지된 데다 시중은행의 전세자금대출 금리도 7월 연 3.78%에서 10월 연 4.26%로 껑충 뛰는 등 대출 이자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대출규제가 시작되면 전세 수요자의 대출이 불리해지면서 실수요자들이 타격을 입을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 바 있다. 최근 전세가가 점진적 하락을 통해 보합세로 내려앉은 현상도 이와 무관치 않은 셈이다.
한편 전국 아파트 매매 가격도 지난주까지 5주 연속 하락세를 보이면서 내년 부동산 시장이 본격적인 하락장으로 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부동산원의 12월 셋째 주(지난 16일 기준)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0.03%를 기록해 5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수도권은 0.00%→0.00%로 보합세가 유지됐고, 39주 연속으로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는 서울 역시 상승폭이 더욱 축소(0.02%→0.01%)됐다.
전문가들은 전세가 보합 전환이 앞으로 하락으로까지 이어지면 매매가 하락세와 연동돼 부동산 하락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다만 내년 공급절벽이 나타나 전세 가격이 다시 오를 가능성도 존재한다. 대출 규제 여파로 주택 구입을 미루고 전세로 살려는 수요가 겹치면서 아파트 전세가가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출 규제로 전세 보증금 마련에 부담을 느낀 임차인이 반전세나 월세 시장으로 옮기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대내외적 불확실성 증가 등으로 임대차 시장의 불안이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조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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