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폐패널 현장 재활용·폐배터리 재활용 및 재생산 기술 등
올해 첫 시행…승인 9건 포함 총 47건 사업과제 검토
[미디어펜=유태경 기자] 폐배터리에서 희귀 금속을 친환경적으로 추출하는 기술과 농업부산물을 활용해 연료를 생산하는 기술 등 순환경제 신기술·서비스 9건이 규제특례(샌드박스) 승인을 받았다. 이번 규제특례 부여로 조기 사업화가 가능해 환경적 이점이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정부는 내년부터 기획형 규제특례 제도를 도입한다는 구상이다.

   
▲ 순환경제 규제샌드박스 승인된 9건,/사진=환경부


환경부는 올해 순환경제 규제특례 제도를 도입해 총 9건의 폐자원 활용 신기술·서비스에 특례를 부여했다고 26일 밝혔다.

규제특례 제도는 한정된 기간과 장소, 규모에서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로 실증테스트를 허용하고, 그 결과 안전성과 유효성이 입증되면 관련 규제를 개선하거나 보완하는 제도다. 순환경제 규제특례는 올해 1월 '순환경제사회 전환 촉진법' 시행에 따라 스마트시티와 정보통신융합 등 분야에 이어 8번째로 도입됐다. 

올해 승인된 순환경제 분야 신기술·서비스 9건은 ▲태양광 폐패널 현장 재활용 1건 ▲생분해 플라스틱 바이오가스화 2건 ▲이차전지(폐배터리) 재활용 및 재생산 기술 2건 ▲농업부산물(양파박) 사료화 1건 ▲슬러지 및 가축분뇨를 활용한 고체연료 생산 실증 2건 등이다.  

먼저 원광에스앤티가 신청한 태양광 폐패널 현장 재활용 서비스는 컨테이너 탑재형 장비를 활용해 현장에서 폐패널을 재질별로 분리 운송해 유용자원을 회수하는 공정을 실증하는 사업이다. 그간 이동식 폐기물처리시설 설치 기준이나 처리업 인허가 기준이 없어 시행할 수 없었다.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폐패널은 357톤, 올해는 890톤이며, 2025년에는 1223톤, 2028년 9632톤, 2030년에는 6094톤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사업이 상용화되면 태양광 폐패널 운송 부피를 획기적으로 줄여 배출자 운송비 부담을 현행 약 8500만 원에서 3500만 원으로 약 58% 절감할 수 있다는 게 환경부 설명이다. 이를 통해 폐패널 방치를 예방하고 유용자원 회수율을 높이는 등 재활용이 촉진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생분해성 플라스틱 통합바이오가스화 실증사업은 한국플라스틱협동조합과 한국바이오플라스틱협회가 신청했다. 이 사업은 생분해성플라스틱 봉투나 용기 등 제품을 음식물과 함께 통합 바이오가스시설에 혼입해 가스 생성률과 적정 수거체계 등을 실증하는 사업이다. 현행 법령에 따르면 음식물과 하수찌꺼기 등 지정된 유기성 폐자원이 아닌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통합바이오가스화시설에 투입할 수 없다.

폐배터리 재활용 분야의 경우, 희소금속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규제특례 대상으로 부각받고 있다. 이를 친환경적으로 추출할 수 있는 신기술은 핵심 광물 공급 안정화와 재생원료 사용 의무화 같은 친환경 장벽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 산업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도 중요하다고 평가받는다. 환경부는 이차전지(폐배터리) 재활용과 재생산 기술 2건의 특례 부여를 통해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리셀K1이 신청한 저온처리 직접재활용 방식의 폐배터리 재활용 및 재생산 기술은 폐배터리를 400도(℃)가량의 저온에서 전처리한 후 수처리만으로 니켈(Ni)과 코발트(Co), 리튬(Li) 등 금속을 추출하고 황산염 환원 박테리아를 활용해 전구체 복합액을 재생산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이 실용화되면 에너지 소모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고, 금속 추출 과정에서 황산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황산을 포함한 오·폐수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환경적 이점이 있다.

또한 이차전지 공정 부산물에 직접재활용 기술을 적용한 양극재·음극재 재제조 사업은 사용후 배터리가 아닌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차전지 공정 부산물을 저온처리하는 것이다. 이후 물과 물리적 방법만을 사용해 양극과 음극 활물질(Active material)을 회수하고, 양극재와 음극재로 제품화하는 기술도 폐배터리 재활용 기술방식 다양화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환경부는 순환경제 규제특례 제도 첫 시행인 만큼 산업계 참여를 이끌고자 간담회 등을 통해 기업 애로 사항을 청취하고 상담을 실시했다. 지난달까지 총 176건의 기업상담을 실시했고, 이를 통해 발굴된 47건(승인 9건 포함)의 사업과제도 현재 검토 중이다. 

내년에는 개별 기업 신청으로 발굴된 과제뿐 아니라 정부가 직접 핵심 순환자원을 먼저 찾아내고, 이후 이를 실증할 사업자를 모집하는 기획형 규제특례 제도를 새롭게 도입할 예정이다.

안세창 기후탄소실장은 "기후변화 대응과 탄소중립을 위해서는 제품 지속가능성을 높이고 자원순환망을 구축해 자원과 에너지를 최소화하는 친환경 순환경제 체계가 필수적인 조건"이라면서 "산업이 빠르게 창출되는 상황에서 신기술·서비스가 모호하거나 불합리한 규제에 막히는 일이 없도록 과감히 도전하는 기업에 현실적인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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