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수출 계약 목표 200억달러 제시했으나 절반 수준 그칠 듯
K2 전차 2차 계약 지연과 계엄·대통령 탄핵 등도 일부 영향
내년에도 해외 공략 집중…유럽·중동 등 다양한 곳에서 계약 예상
[미디어펜=박준모 기자]국내 방산업계의 올해 수출 계약이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출 다변화라는 성과를 올렸지만 기대했던 폴란드 K2 전차 2차 계약 등이 미뤄지면서 예상보다 낮은 수주 성과를 보인 탓이다.

방산업계는 내년에도 올해 지연된 수출 협상을 이어가는 것은 물론, 새로운 지역을 공략하면서 수출을 늘려나간다는 전략이다. 

   
▲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 자주포(오른쪽)와 K10 탄약운반차./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국내 방산업계의 수출 수주액이 100억 달러 수준으로 추산된다. 정확한 집계는 내년 초에 나올 예정이지만, 현재까지 계약 현황을 보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올해 정부에서는 수출 수주액 200억 달러를 목포로 제시했으나 절반의 성과를 올리는 데 그칠 전망이다. 이는 지난 2022년 173억 달러, 2023년 135억 달러보다도 낮은 수주액이다.

수주가 예상됐던 곳에서 고배를 마셨고, 협상이 지연된 경우도 있어 수출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나란히 10조 원 규모의 호주 호위함 사업에 도전장을 냈지만 두 곳 수주에 모두 실패했다. 

현대로템은 올해 안으로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했던 폴란드와의 K2 전차 2차 계약이 늦어지고 있다. 2차 계약은 K2 전차 180대 규모로, 계약액은 6조 원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폴란드는 이미 올해 업무가 종료된 분위기라 연내 계약은 어려울 전망이다.

아울러 비상계엄과 대통령 탄핵 등으로 인한 정치적 리스크가 겹친 것도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수출 다변화라는 성과는 있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루마니아와 K9 자주포 54문과 K10 탄약운반차 36대를 수출하는 1조4000억 원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 국내 방산업계가 루마니아와 처음으로 맺은 계약이다. 

LIG넥스원도 이라크에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천궁-II’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약 3조7000억 원에 달했다. HD현대중공업과 현대로템도 페루에 각각 함정과 차륜형장갑차를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이라크와 1357억 원 규모의 다목적 기동헬기 ‘수리온’ 수출 계약을 마무리 지었다. 이 계약은 사상 첫 국산 헬기의 수출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수출 계약이 지난해보다 줄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면서도 “협상이 진행 중인 여전히 유효한 계약이 남아있고, 여러 국가에 다양한 무기체계를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기 때문에 앞으로 K-방산이 더 성장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방산업계는 내년에도 수출 확대를 위해 글로벌 공략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현대로템은 폴란드 K2 전차 2차 계약이 막바지 단계다. 세부적인 사항을 놓고 협상을 이어가고 있는 만큼 내년에는 계약이 완료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루마니아에도 K2 전차를 수출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 자주포와 다연장로켓 천무는 북유럽에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집트를 중심으로 항공 방산 수출 논의도 활발하게 진행 중인 만큼 다양한 곳에서 수출 성과가 기대된다.

특히 계엄과 대통령 탄핵 사태 영향을 최소화해 K-방산의 수출 성과를 이어갈 계획이다. 석종건 방위사업청장도 주요 29개 국에 “방산업체들의 활동이 평상시와 다름없이 진행 중”이라며 우려 해소에 힘을 쏟고 있다. 

또 다른 방산업계 관계자는 “K-방산의 경쟁력은 이미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았기 때문에 대통령 탄핵 사태를 빠르게 수습한다면 수출에 전혀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내년에도 수출을 늘리기 위해 전시회 참가 등 현지 마케팅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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