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애도기간’ 유통업계, 새해 카운트다운 행사 전면 취소
[미디어펜=이미미 기자]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항공기 참사를 낸 제주항공의 모그룹이 애경으로 알려지면서 소비자 사이에 불매운동 조짐이 일고 있다. 애경그룹 지주사인 AK홀딩스가 제주항공의 지분 50.37%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 제주항공 항공기.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은 없음/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30일 엑스(옛 트위터) 등 다수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구매 전 한 번만 확인하시고 주의를 기울여달라”, “애경불매” 등의 문구와 함께 애경그룹 계열사와 애경산업이 판매하는 브랜드 및 제품 목록이 공유되고 있다. 

해당 게시물에는 “(애경 제품들이) 주로 다이소에 입점돼 있다”며 주요 판매처도 명시돼있다. 

특히 애경그룹 계열사 제품에는 화장품과 생활용품 등이 많아 본격적으로 소비자 불매운동이 일어날 경우, 매출에 실질적인 타격을 입을 가능성도 있다.

대표적으로 ‘2080 치약’과 세제 ‘리큐’, 샴푸 ‘케라시스’, 화장품 ’에이지투웨니스‘ 등이 불매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애경가(家) 3세 채문선 대표가 운영하는 비건 뷰티 브랜드 탈리다쿰(Talitha Koum)도 언급된다. 

설상가상 애경그룹이 ‘가습기 살균제 파동’과 연루돼 있다는 사실도 재조명 되고 있다. 앞서 유해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판매해 100여 명에 달하는 소비자들을 사망이나 상해에 이르게 한 혐의로 애경산업 전 대표가 기소된 바 있다.  지난 26일 대법원이 금고 4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내 재판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AK홀딩스는 지난 29일 장영신 회장과 임직원 명의로 공개 사과문을 내고 “이번 사고로 희생되신 분들께 비통한 심정으로 애도와 조의의 말씀을 드리며, 유가족 분들께 진심으로 사죄 드린다”며 “충격과 아픔을 함께 겪고 계신 국민 여러분들께도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 지난 12월29일 전남 무안 국제공항에서 제주항공 여객기가 추락해 176명이 숨지고 3명이 실종된 대형 참사가 발생하면서 제주항공 모회사로 최대주주인 애경그룹 제품을 불매하자는 목소리가 나온다./사진=X 검색화면 갈무리


한편 정부가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와 관련해 내년 1월 4일까지 7일간을 국가애도기간으로 지정하면서, 애경 뿐만 아니라 유통업계 전반에 무거운 분위기가 흐르고 있다. 

롯데물산이 운영하는 롯데월드타워는 31일 밤 MBC 가요대제전과 함께 진행할 예정이었던 카운트다운 행사를 취소했다. 롯데월드타워는 희생자를 애도하기 위해 타워 외관 조명을 소등하고 상부 랜턴부에 백색 조명을 점등할 예정이다.

롯데월드는 내년 1월 4일까지 롯데월드 어드벤처 및 롯데월드 어드벤처 부산의 모든 퍼레이드와 스테이지, 길거리 공연, 불꽃놀이를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또 31일 롯데월드 어드벤처에서 진행할 예정이었던 카운트다운 행사 ‘해피 뉴 이어 일렉트릭 파티’도 취소했다. ‘2024 연말 카운트다운권’ 구매자에게는 전액 환불 조치할 예정이다.

신세계백화점도 서울 중구청과 31일 오후 11시에 진행하기로 했던 새해 카운트다운 행사 ‘2025 카운트다운 쇼 라이트 나우’를 전면 취소하기로 했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SCK컴퍼니)는 뉴이어 및 해리포터 협업 상품 선판매 일정을 연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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