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제55대 대한축구협회 회장 선거에 출마한 허정무 후보(전 축구대표팀 감독)가 '회장선거 금지 가처분 신청'을 했다. 선거가 불투명하고 불공정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주장과 함께다.
허 후보는 31일 보도자료를 통해 "현재 진행되고 있는 축구협회 및 축구협회 선거운영위원회의 불공정하고 불투명한 선거관리의 정도가 매우 심각하여 2025년 1월 8일 예정인 회장선거를 진행하여서는 아니된다는 회장선거 금지 가처분 신청을 12월 30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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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축구협회장 선거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허정무 전 축구대표팀 감독. 허 후보는 선거관리가 불투명하고 불공정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회장선거 금지 가처분 신청'을 했다. /사진=피알잼 제공 |
허 후보 측은 "대한축구협회 및 협회 선거운영위원회(이하 '위원회')의 불투명하고 불공정한 선거 관리는 선거운영위원회 명단 공개를 거부하는 것에서부터 의혹을 사고 있다. 위원회는 선거인수의 결정 및 배정, 선거인명부작성 등 공정한 선거관리를 위한 중요한 기능을 수행하는 조직이다. 따라서 회장선거관리규정에서 위원회 위원은 협회와 관련이 없는 외부위원(학계, 언론계, 법조계 등)이 전체 위원의 3분의 2 이상이 되도록 규정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위원장을 포함한 위원 명단을 비밀에 부치고 공개를 거부하고 있어 제척사유조차 확인할 수 없는 지경"이라고 주장했다.
자신의 이름을 공개하지 못하는 위원들에게 공정한 선거 운영을 기대할 수는 없으며, 명단이 공개되면 안될 무언가 중요한 사유가 있는지 의심스럽다는 지적이다.
또한 "축구협회는 선거를 한 달 정도 남겨 놓은 지난 12월 6일에서야 개정된 ‘회장선거관리규정’을 공개하고도 선거방식, 선거인단명부작성 일정 및 절차, 후보등록 방법 등 선거관련 공고를 제대로 하지 않거나 촉박하게 공지하여 출마자들이 제대로 선거 준비를 할 수 없도록 만들었다"며 "심지어 선거에서 아주 중요한 선거인단 명부작성 일정은 공개조차 하지 않은 채 선거인단 추첨을 마쳤고, 그나마도 규정에서 정한 194명보다 21명(10.8%)이나 부족한 173명의 선거인단을 구성하여 통보했다"는 주장을 이어갔다.
이는 규정을 심각히 위반한 불공정 선거로 의심되며, 특히 선거인단에 추첨된 후 동의서 미제출로 배제된 대부분이 현장의 감독(1명), 선수(17명)들이라는 점에서 금번 회장 선거에서 특정 직군을 의도적으로 배제하려는 것이 아닌지 의심된다는 것이다.
회장 선거가 진행되는 2025년 1월 8일은 프로 1, 2부 구단들 대부분이 해외 전지훈련 중이고, 아마추어팀 지도자나 선수들도 훈련과 생업 등으로 회장 투표를 위해 축구회관에 모이는 것이 현실적으로 힘들다는 점도 문제로 거론했다. 허 후보는 이런 점을 고려해 온라인 투표도 실시할 것을 요구했지만 제대로 된 검토도 없이 정당한 선거권 행사를 보장할 대책도 내놓지 않고 있다는 것.
축구협회 선거운영위는 온라인 투표는 비밀투표 보장이 어렵고, 국내 다른 종목단체와 국제축구연맹(FIFA) 등 상급 국제기구 역시 오프라인 투표를 한다는 이유로 허 후보 측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허 후보는 "이러한 불공정하고, 불투명한 선거관리로 치러지는 선거에서 당선되는 후보는 정당성을 가질 수 없다고 판단되기에 제대로 된 선거 관리가 이루어질 수 있을 때까지 회장선거가 진행되어서는 아니된다고 판단돼 선거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허 후보 측이 낸 가처분 신청이 인용되면, 투표 일정이 미뤄지게 되고 선거 판세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허 후보 측이 신청한 가처분의 공판은 선거 예정일 이틀 전인 오는 1월 6일로 잡혔다.
한편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에는 정몽규 현 회장, 허정무 전 감독, 신문선 교수 등 3명이 출마했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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