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포스, "1분기 D램 가격 8~13%, 낸드 가격 10~15%가량 하락 전망"
[미디어펜=박재훈 기자]최근 반도체 부침을 경험했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새해부터 시장 모니터링에 나섰다. 올해 1분기 D램과 낸드 플래시 등 메모리 가격이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업계 내부적으로는 공급 과잉으로 인해 지속되는 범용 제품의 가격 하락세를 수요가 견조한 고대역폭 메모리(HBM)등 고부가·첨단 제품이 상쇄해줄 것으로 분석했다.

   
▲ 내년에도 HBM(고대역폭메모리), 기업용SSD(eSSD) 등 고성능 메모리로 수요가 쏠리는 양극화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사진은 삼성전자 반도체 클린룸. /사진=삼성전자 제공


1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D램 가격은 8~13%, 낸드 가격은 10~15%가량 하락할 전망이다. 트렌드포스는 "메모리 업체들은 올해 1분기에 재고 수준 증가와 주문 수요 악화에 직면할 것"이라며 "트럼프 행정부의 잠재적인 수입 관세에 대비한 노트북 제조업체들의 조기 재고 비축도 가격 하락을 더욱 악화시켰다"고 분석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지난해 4분기 대비 가격 하락 폭이 떨어지고 판매축을 담당했던 DDR5 등 서버용 D램과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의 가격이 올해 내림세를 띄면서 반도체 침체가 다시 일어날까 우려하고 있다.

다만 우려와 달리 HBM, 기업용 SSD 등 인공지능(AI)으로 시작된 고부가 메모리 수요는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이를 미루어 보아 2023년과 같은 상황은 재발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지난해 반도체 시장에서 가장 주목을 받았던 HBM은 올해도 수요를 이어가면서 D램 실적을 견인할 전망이다. 실제 올해 1분기 HBM을 포함할 경우 전체 D램 가격 하락은 0∼5% 수준에 그칠 것으로 관측된다.

트렌드포스는 "HBM은 급증하는 AI 수요에 힘입어 D램 산업의 핵심성장 동력으로 부상했다"며 "특히 HBM3E(5세대)는 2025년에도 타이트(부족)한 공급이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SK하이닉스도 지난해 10월 일각의 HBM 수요 둔화 및 공급 과잉 우려에 대해 "내년(2025년) HBM 수요는 AI 칩 수요 증가와 고객의 AI 투자 확대 의지가 확인되고 있어 예상보다 더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과 우려를 일축했다.

이에 HBM 시장 1위인 SK하이닉스는 이미 올해 물량을 모두 판매했으며 내후년에도 물량 부족이 예상됨에 따라 생산능력을 늘리고 있다.

현재 SK하이닉스가 기존 청주 M15의 확장 팹(공장)으로 짓고 있는 M15X는 올해 11월 준공한 뒤 HBM을 집중 생산할 것으로 알려졌다.

HBM 외에 DDR5·기업용 SSD 등 서버용 제품의 가격 하락은 이르면 2분기 또는 하반기에는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트렌드포스는 "2025년에도 기업용 SSD의 수요는 증가할 것"이라며 "일부 공급업체가 (기업용 SSD의) 내년 예상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60TB(테라바이트) 이상의 고용량 제품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중국 메모리반도체 기업 CXMT(창신메모리)의 공세가 변수로 작용될 수 있다. 지금까지 구형 DDR4를 위주로 생산하던 CXMT는 최근 최신 제품인 DDR5를 만들어 시장에 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제품은 서버가 아닌 PC용 제품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제품과 성능 격차가 클 것이 중론이다.

하지만 올해 중국 업체들이 서버용 DDR5 제품까지 진입하고 생산 능력을 확대하면 이로 인한 가격 하락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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