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12월 가계대출 1조원 증가…올해 대출 억제 조치 해소 예고
2025-01-01 11:34:50 | 박재훈 기자 | pak1005@mediapen.com
금융권, 가계대출 문턱 낮출 예정…전세대출 규제도 완화된다
[미디어펜=박재훈 기자]지난달까지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 폭이 3달 연속 1조 원대에 머무르며 한 해 가계대출이 42조 원 가량 증가했다. 새해가 되면서 가계대출 총량 관리 압박에서 자유로워진 은행들은 지금까지의 대출 억제 조치 해소를 예고했다.
▲ 은행 영업 창구에서 한 금융 소비자가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1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해 12월 30일 기준 가계 대출잔액은 734조3995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2023년 말(692조4094억 원)대비 41조9901억 원, 11월 말(733조3387억 원)대비로는 1조608억 원 늘어난 수치다.
5대 은행의 월간 가계대출 증가 폭은 지난해 8월에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당시 증가폭은 9조6259억 원으로 집값 상승 기대로 인해 주택 매매가 증가한 것이 주된 영향이었다.
이어 9월에는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시작되며 은행권의 금리 인상과 취급 제한 등 가계대출 총량 관리도 더해지는 등 5조6029억 원으로 감소했다.
아울러 수도권 등 주택 거래 급증세마저 꺾이며 10월(+1조1141억 원)과 11월(+1조2575억 원) 등 12월까지 석 달 연속 1조 원대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가계대출 증가세는 주택담보대출(전세자금대출 포함)이 주도했다. 5대 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지난해 12월 30일 기준 578조4448억 원으로, 2023년 말(529조8922억 원)대비 48조5526억 원 증가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말에는 576조9937억 원 대비 1조4511억 원 증가에 그쳤다. 이는 지난 8월(+8조9115억 원), 9월(+5조9148억 원)과 비교해 증가폭이 축소된 수치다.
신용대출 잔액은 11월 말 104조893억 원에서 12월30일 103조9007억 원으로 1886억 원 감소했다. 비록 31일 수치가 포함되지 않았지만 신용대출 잔액이 감소한 것은 7월 이후 5개월 만이다.
또한 2023년 말 106조4851억 원 대비 잔액은 2조5844억 원 감소했다.
앞서 은행들은 지난해 7~8월 부터 금리 인상 및 한도 축소로 높여왔던 가계대출 문턱을 새해부터 낮출 것을 예고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은 일제히 신규 주택담보대출의 모기지보험(MCI·MCG) 적용을 재개한다. 모기지보험은 주택담보대출과 동시에 가입하는 보험을 일컫는다. 해당 보험이 없으면 소액 임차보증금을 뺀 금액만 대출이 가능해 사실상 대출 한도가 축소되는 것과 같다.
반대로 다시 보험이 적용될 경우 서울 지역은 5000만 원 이상 대출 한도가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1억 원으로 제한됐던 생활안정자금 목적 주담대 한도도 확대된다. 신한·우리은행은 한도를 2억 원으로 늘리고 국민은행은 한도를 없앤다고 밝혔다.
다만 유주택자의 주택구입목적 주담대는 여전히 하나은행만 가능하다. 국민·신한은행은 전 지역에서, 우리·NH농협은행은 수도권 주담대가 막혀있다.
전세대출 규제도 완화될 예정이다. 1주택 보유자를 대상으로 전세대출 취급을 제한해왔던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관련 규제를 풀기로 결정했다.
신규 분양 주택에 대한 전세대출도 올해부터는 하나은행 외에도 신한은행, 농협은행에서도 받을 수 있다.
비대면 채널의 대출 제한도 대부분 풀린다. 당초 비대면 대출을 막지 않았던 국민은행 외에도 신한·하나·농협은행이 연말 연초 비대면 대출을 시작했다.
우리은행은 비대면 주담대, 전세대출을 재개했지만 비대면 신용대출 판매 중단은 연장한 상태다. 통상 은행들은 연초에 가게대출에 대해 여유로운 편이다. 금융당국에 제출하는 연간 목표치가 새로 설정돼 개출 총량 관리 부담에서 자유롭기 때문이다.
가계대출이 초반에 많이 늘어날 경우에는 연말이 가까워질수록 목표치 내로 맞추기 위해 대출이 힘들어지게 된다. 다만 금융당국은 특정 기간 가계대출이 편중되지 않도록 올해에도 관리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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