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공항, 설계 당시 시공 방법 파악 중…조종실 음성기록장치 추출도 마무리
[미디어펜=박재훈 기자]무안국제공항의 참사 피해 원인으로 이야기되는 방위각 시설(로컬라이저)의 기반이 된 콘크리트 구조물(둔덕)과 관련해 국토교통부가 전국 공항 시설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한다. 방위각 시설 지지대의 재질을 비롯해 활주로의 거리 등 부합성 여부 조사를 골자로 한다.

1일 오전 국토부는 정부세종청사에서 주종완 항공정책실장 주재로 제주항공 참사 관련 브리핑을 진행했다. 주 실장은 "전국 공항에 설치돼 있는 항행 안전 시설에 대한 재질 조사 등을 통해 현재 파악을 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방위각 시설은 항행 안전 시설의 일종이다. 항공기가 활주로 착륙시 정확한 방향을 알 수 있도록 돕는 장치다. 이번 참사에는 방위각 시설의 기반인 콘크리트 구조물과 충돌하면서 기체가 파손돼 화재가 발생했다.

   
▲ 2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 추락한 제주항공기의 기체 후미./사진=kbs방송화면 캡처


국토부에 따르면 콘크리트를 사용한 시설 구조는 20녀년 전 무안공항 설계 당시부터 적용됐다. 당시 설계와 시공은 국토부와 서울지방항공청의 발주로 1999년 금호건설 컨소시엄이 맡았다.

국토부는 "초기 준공 상태 등은 서울지방항공청이 보유한 설계 도면이나 승인 문서 등을 통해 확인했다"며 "최초 사업을 시행한 금호건설이 어떤 시공 방법을 택했는지 등을 파악 중에 있다"고 말했다.

당시 국토부는 지난달 30~31일 진행한 브리핑에서 무안공항 방위각 시설이 규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공항, 스페인 테네리페 공항 등 해외 공항에서도 콘크리트 구조물이 다수 발견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브리핑 이후 국토부 고시인 공항·비행장시설 이착륙장 설치 기준에는 '방위각 시설이 설치되는 지점까지 (구조물이 부러지기 쉽게 만들도록 한) 안전구역을 연장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는 반론이 나왔다.

항공업계 등에서는 위성 사진을 근거 삼아 LA공항 등에는 콘크리트 재질 둔덕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해당 의혹과 반론에 대해 국토부는 "외국 공항 사례도 포함해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등 주요 선진국 규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빠른 시일 내 별도 설명하겠다"며 "우리가 보유한 자료상에는 그렇게 돼 있는데 외국 공항에 콘크리트 둔덕이 없다는 주장이 있기 때문에 다시 보완해 말씀을 드리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토부는 제주항공 참사 항공기의 조종실 음성기록장치 자료 추출을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음성기록장치에 저장된 자료의 추출을 완료했다. 오늘 음성파일 형태로 전환하는 작업에 착수한다"며 "최대한 조속히 음성 추출 작업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녹음 파일에 대해 "조사과정에 매우 중요한 자료인데, 조사가 진행중인 상태에서 증거자료가 노출되는 것이 공정하고 정확한 조사 진행에 문제가 될 수 있을 것 같다"며 공개가 어려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한 외형이 일부 파손된 비행자료기록장치에 대해서는 "커넥터가 분실된 상태로 발견돼 어떻게 데이터를 추출할지 최종 점검하고 있다"며 "(커넥터) 접합부가 탈락하면 다시 접할 할 때 정교한 기술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1차 착륙 당시 사고기 랜딩기어가 작동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여러 증언을 종합해 조사 과정에서 살펴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고기가 19활주로 방향(반대 방향)으로 착륙한 경위에 대해서도 국토부는 "조종사가 복행을 시도하면서 우측으로 선회했고 그 과정에서 관제사가 가장 가까운 방향으로 안내했다"며 "조종사가 그렇게 하겠다고 해서 상호합의해 착륙을 시도하는 과정이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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