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준모 기자]대기업 총수들이 2025년을 맞아 AI(인공지능)와 혁신을 강조했다. 올해도 경영 불확실성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AI와 기술 혁신 등을 통해 위기를 극복해나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
|
|
▲ 재계가 올해 경영 화두로 AI와 혁신을 제시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AI가 성패 가른다…“AI 기술 선점 강조”
2일 재계에 따르면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1일 그룹 구성원에게 보낸 신년 메시지를 통해 AI를 미래 도약의 원동력으로 꼽았다. 최 회장은 “AI 산업의 급성장에 따른 글로벌 산업구조와 시장 재편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며 “AI를 활용해 본원적 사업 역량을 높이기 위해서는 AI를 실제로 업무에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AI 반도체 기술, 글로벌 AI 서비스 사업자들과 협업하는 역량, 에너지 솔루션 등 우리가 가진 강점은 AI 시장의 주요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부족함이 없다”며 “SK의 각 멤버사들이 새로운 사업 기회를 함께 만들어내고 고객에게 제공하면 AI 밸류체인 리더십 확보 경쟁에서 앞서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경영 전략 회의 등 주요 그룹 행사에서 줄곧 AI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올해 역시 AI 시대를 대응하는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으로 보고 이같은 메시지를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
CES 2025에서는 AI 시장을 이끌고 있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회동도 기대된다. 최 회장은 CES2025에 참석할 예정인데 젠슨 황 CEO가 이번에 기조연설을 맡으면서 만남이 성사될 가능성이 크다. 회동이 이뤄진다면 AI 협력 등에 대해 논의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따로 신년사를 내놓지 않았다. 하지만 AI에 대한 중요성은 놓치지 않았다.
이 회장을 대신해 한종희 부회장과 전영현 부회장이 발표한 신년사에서 “지금은 AI 기술의 변곡점을 맞이해 기존 성공 방식을 초월한 과감한 혁신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고도화된 인텔리전스를 통해 올해는 확실한 디바이스 AI 선도 기업으로 자리매김하자”고 강조했다.
이들은 “AI가 만들어가는 미래는 우리에게 많은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며 “새로운 제품과 사업, 혁신적인 사업 모델을 조기에 발굴하고 미래 기술과 인재에 대한 투자를 과감하게 추진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지난해 12월 일찌감치 한 해를 마무리하고 신년사를 발표한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ABC(AI·바이오·클린테크)를 강조했다. 그는 “AI와 로봇을 일상에서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헬스케어와 혁신 신약으로 사랑하는 사람들과 오래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탄소와 폐기물을 줄여 이를 유용한 자원으로 바꾸고, 첨단 산업 솔루션으로 무한한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돕자“고 전했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역시 신년사를 통해 AI를 언급했다. 박 회장은 “기술발전 속도로 볼 때 향후 기업 활동의 모든 분야에서 AI를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성패를 가를 것”이라면서 “두산 고유의 AI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가용한 역량을 모두 모아야 한다”고 밝혔다.
◆‘혁신’으로 위기 극복 한목소리
AI에 이어 ‘혁신’ 역시 경영 키워드로 언급됐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신년하례회에서 신년사를 발표하고 “성공에 대한 확신을 갖고 신속한 실행과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미래 방향성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인사, 생산, 안전과 같은 경영의 기본활동부터 다시 살펴보고 빈틈없는 계획과 차질 없는 실행으로 단단히 채워나가야 한다”며 “그렇게 할 때 불확실한 미래를 돌파해 나갈 우리의 기초 체력 또한 갖춰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철강과 이차전시 소재 모두 어려움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포스코그룹도 혁신을 강조했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은 “철강 제품의 품질 혁신은 물론 이 용기술의 선제적인 제안을 통해 미래 성장 산업군에서 핵심 고객과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차전시 소재에 대해서는 “기술 동향에 대한 예측을 강화하고, 배터리사 및 글로벌 완성차사와 협력을 통해 전고체 전지와 같은 차세대 기술 표준을 선점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권오갑 HD현대 회장 역시 “기술혁신을 통한 미래 준비에 역량을 모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미국과의 조선분야 협력은 우리에게 찾아온 새로운 기회”라며 “차분하게 대응하면서 우리의 실익을 찾아야 한다. 우리의 경험과 실력이라면 충분히 해낼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 핵심이 ‘기술혁신’이라고 생각한다”며 “기술혁신을 위해 우리 그룹은 GRC를 중심으로 설계, 개발, 연구인력을 집중 육성하고 있으며, 계속 충원해 나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내달 6일 신년회 행사에서 올해 경영방침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다. 신년회 행사는 그룹의 경영방침과 목표 등을 임직원들에게 공유하는 자리로 2019년 이후 정 회장이 매년 직접 참석하고 있다. 정 회장 역시 올해는 혁신에 대해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재계는 올해도 경영 불확실성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신년사 서두에는 한목소리로 글로벌 경영 침체·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교역 위축 등으로 인한 경영 불확실성에 대해 언급했으며, 이를 극복할 수단으로 AI와 혁신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재계 관계자는 “올해도 어려운 한 해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며 “그룹사별로 AI와 변화, 혁신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신사업을 찾는 데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준모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