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다빈 기자]고환율·고물가·고금리 ‘3고’ 상황에서 불안정한 국내 정세에 소비 심리가 하락하며 지난해에 이어 올해 패션 시장도 저성장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국내 패션업체들은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글로벌 시장으로 눈을 돌리며 위기를 타개할 방안을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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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한 백화점 패션 매장 전경./사진=미디어펜 이다빈 기자 |
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패션연구소는 올해 패션 시장 전망을 분석하며 키워드로 먼저 '침묵의 불황'을 꼽았다. 올해는 지난 2024년의 저성장 기조를 이어가며 많은 브랜드에게 위기로 여겨지는 때가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타 영역의 불황에도 굳건하던 럭셔리 카테고리에 대한 비관적 전망이 대두되고 전반적인 업계 상황에 대해서도 악화 전망이 우세하다. 그동안 패션시장의 성장을 이끌어왔던 온라인 비즈니스 역시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 직수입 브랜드가 아닌 국내 제조 브랜드의 경우 수입 원료, 원자재 값이 오르며 장기적으로는 가격 인상이 불가피 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실제로 단가가 높은 겨울철 다운 제품 원부자재인 거위 솜털과 오리털 가격이 최근 6개월간 각각 30%, 20% 이상 상승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0월 의류·신발 소비자물가지수는 112.32(기준시점 2020=100)를 기록하며 전년동기(103.93) 대비 8.1% 올라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국내 패션업체들은 실적이 부진한 브랜드를 정리하면서 선택과 집중에 나서는 움직임도 보인다.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은 자체 브랜드로 선보였던 남성복 브랜드 '프리커'와 여성복 브랜드 '리멘터리'의 운영을 지난해 중단했다.
판매가 부진한 브랜드 뿐만아니라 일부 플랫폼 사업도 축소되는 모습이다. 최근 럭셔리 패션 영역도 소비가 줄며 이랜드글로벌은 명품 플랫폼 '럭셔리갤러리'의 운영을 이달 중단하는데 나섰다.
반면 고물가 상황에서 SPA(제조·유통 일원화) 브랜드는 빛을 발하며 국내 패션 업체들은 SPA 브랜드로 전연령 대상 수요를 공략하고 있다.
이랜드월드의 '스파오'는 지난해 매출이 2023년 대비 25% 증가한 6000억 원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신성통상의 '탑텐'도 토종 SPA 브랜드 최초로 매출 1조 원을 내다보고 있다. 스파오는 컬래버 특화 매장을 운영하고 '스파오키즈'의 라인을 늘리고 있으며 탑텐은 '탑텐키즈', '탑텐베이비' 등 아동과 영유아 의류 라인까지 선보이면서 전연령대를 어우르는 '에이지리스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패션업계의 주요 타겟층이던 젊은 여성 소비자들의 관심이 F&B, 뷰티 등 인접영역으로 분산됨에 따라 의류 시장 외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려는 시도도 이어진다. 최근 뷰티업계가 활성화 되며 매출이 늘고 있는 점도 포트폴리오 확대 주요인으로 꼽힌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리빙 브랜드 '자주'를 재단장하고 올해부터 '현대사회를 사는 한국인의 삶에 최적화된 브랜드'라는 컨셉으로 새로운 제품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이외에도 니치 향수 등 화장품 사업을 점진적으로 확대해 지난해 3분기에는 화장품 사업 매출 비중이 32.9%에 달했다.
더불어 국내 소비심리 위축이 장기화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패션업체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글로벌 시장으로 눈을 돌릴 것으로 보인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경우 글로벌 브랜드 '준지'가 중국에 매장을 열었으며 새롭게 선보인 여성복 브랜드 '앙개'도 글로벌 선런칭하며 해외 시장을 노리고 있다. 애슬레저 의류 업계의 글로벌 진출도 눈에 띈다.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의 '젝시믹스'는 창춘, 톈진에 이어 시안까지 최근까지 중국에 총 10개의 매장을 오픈했으며 일본에서도 약 30여 차례의 팝업 매장을 운영하며 현지 고객과의 접점을 넓히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짐과 함께 패션 소비자들의 소비 패턴에도 변화가 생기면서 패션 시장에도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며 "성장성이 높은 브랜드 위주로 영업을 전개하 나가거나 뷰티, 리빙 영역의 확대가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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