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탄핵·참사까지…잘나가던 항공업계, 위기론 부상
2025-01-02 16:22:35 | 김연지 기자 | helloyeon610@gmail.com
호황에서 위기로…환율 급등에 수익성 저하 우려
179명 사망 참사에 항공사 안전 관리 능력 도마
179명 사망 참사에 항공사 안전 관리 능력 도마
[미디어펜=김연지 기자]코로나 엔데믹 이후 해외여행 수요가 회복되며 호황기를 이어가던 항공업계에 악재가 잇따르고 있다. 계엄령, 탄핵 정국, 제주항공 참사 등 복합적인 요인들이 업계를 뒤흔들고 있다. 환율 변동 폭이 커지면서 수익성 악화에 빨간불이 켜진 가운데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한 참사로 인해 항공사들의 안전 관리 능력이 도마에 오르면서 업계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항공사들은 인기 노선 확장 및 신규 노선을 취항하면서 경쟁력을 강화했다. 해외여행 수요가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면서 항공업계는 비수기에도 예상치 못한 호황기를 누렸다.
하지만 지난달 3일 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령 선포는 업계 전반에 큰 타격을 줬다. 계엄 선포 소식은 국제 사회에 빠르게 확산됐고, 일부 주요 국가들은 자국민의 안전을 우려해 한국을 여행위험국으로 지정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은 6시간 만에 해제됐지만 탄핵 정국이 이어지면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여행 계획을 연기하거나 취소하면서 경제적 손실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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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 엔데믹 이후 해외여행 수요가 회복되며 호황기를 이어가던 항공업계에 악재가 잇따르고 있다. 사진은 제주항공 항공기./사진=미디어펜 김상문 |
계엄령의 여파가 가라앉기도 전에 항공업계는 '환율 급등'이라는 난관에 직면했다. 환율 급등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이후 시작된 글로벌 경제 불안정성이 발단이었다. 트럼프의 당선으로 1400원을 넘어선 원·달러 환율은 비상계엄 선포와 이어진 탄핵 정국에 변동 폭이 더욱 커졌다.
원화 가치 하락은 항공사들의 수익성을 크게 저하시킨다. 항공사는 항공기 리스료와 연료비, 국제 공항 사용료 등 대부분의 비용을 달러로 지출하기 때문에 환율 상승은 곧 외화 부채 상환 부담으로 이어진다. 전문가들은 "환율 안정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항공업계의 부담은 지속될 것"이라며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업계 차원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여기에 최근 발생한 제주항공 참사는 항공업계 전체에 추가적인 위기를 초래했다. 해당 사건으로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항공사들의 안전 관리 능력에 대한 불신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 여파로 항공권 취소도 잇따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제주항공은 개인 여행자부터 여행사 패키지 상품까지 취소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다른 항공사들은 불안감을 느낀 고객들의 취소 문의가 늘었다면서도 실제로 취소로 이어지는 건은 드물다고 전했다.
제주항공에 따르면 참사 발생일인 지난해 12월 29일부터 30일 오후 1시까지 약 하루 만에 6만8000여 건에 달하는 항공권 취소가 이뤄졌다. '조건 없는 환불'을 약속한 제주항공이 승객들에게 돌려줘야 하는 티켓값은 2606억 원에 달한다.
항공사 선수금은 항공권을 판매하고 받은 예약금으로 항공사가 항공 서비스를 제공하면 부채에서 매출로 전환돼 '좋은 부채'로 불린다. 다만 이번 참사 후 제주항공은 항공권 취소가 잇따르고 있어 막대한 현금 유출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항공업계는 위기 극복을 위해 안전 관리 시스템 개선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 중이다. 다만 국내외 경제 및 정치적 상황이 안정되지 않는 한 항공업계의 위기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계엄령, 고환율, 제주항공 참사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인해 항공업계의 어려운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업계와 정부의 협력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다. 안전 강화와 함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일 방안을 함께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연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