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진현우 기자]검찰이 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 계엄군이 5만7735발에 달하는 실탄을 동원한 것으로 파악했다. 이와 함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과천청사 점거를 위해 출동한 국군정보사령부 간부들은 인당 10발 정도의 실탄을 준비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4일 법무부를 통해 확보한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의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공소장에는 구체적인 계엄군의 무기 및 실탄 준비 정황이 담겼다.
당시 계엄군 중에서는 육군 특수전사령부가 가장 많은 실탄을 동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상현 1공수여단장은 곽종근 특전사령관의 지시에 따라 계엄 당일 소총용 5.56㎜ 실탄 550발과 권총용 9㎜ 실탄 12발을 지휘 차량에 싣고 작전참모 등과 함께 국회로 출동했다.
이와 함께 계엄 이튿날을 대비하기 위해 ○○대대가 사용할 5.56㎜ 실탄 2만3520발과 □□대대가 사용할 2만6880발을 준비해 수송차량에 적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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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대통령(사진 오른쪽)과 김용현 전 국방장관(자료사진)/사진=연합뉴스 |
707특수임무단은 헬기 12대에 소총용 실탄 960발과 권총용 실탄 960발을 적재하고 병력 95명과 함께 국회로 출동했다.
3공수여단과 9공수여단 병력도 역시 선관위 장악을 위해 실탄과 공포탄으로 무장한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대장은 병력 138명에게 개인 소총과 공포탄 10발을 휴대하도록 지시했고, 실탄은 지휘 차량에 봉인해 보관했다. 다른 대대장 역시 병력 118명을 방탄복 등으로 무장시키고, 후발대로 공포탄과 실탄, 연막탄을 수송차량에 싣고 따라오도록 한 것으로 드러났다.
수도방위사령부의 경우 저격총, 드론재밍건, 섬광폭음수류탄 등 특수 장비와 무기를 동원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진우 수방사령관은 수방사 간부에게 대테러 특수임무부대 소속 16명을 국회로 출동하도록 지시했고 이들은 소총 15정, 권총 15정, 저격총 1정과 함께 5.56㎜ 보통탄 1920발, 5.56㎜ 예광탄 320발, 9㎜ 보통탄 540발, 슬러그탄 30발, 엽총용 산탄 30발, 섬광폭음수류탄 10발, 5.56㎜ 공포탄 360발을 챙긴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특히 슬러그탄의 경우 보통의 탄환보다 상처가 크게 나도록 만들어져 비인도적 탄환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는 실탄이다.
수방사 특수임무대대 선발대 병력은 소총 11정과 권총 9정, 드론재밍건 1정 및 5.56㎜ 보통탄 975발, 9㎜ 보통탄 330발, 5.56㎜ 공포탄 330발을 소지한 채 계엄 당일 오후 11시46분쯤 국회 1문 인근으로 도착했다.
수방사 군사경찰단은 소총 9정, 권총 9정, 저격총 1정, 테이저건 10정 및 5.56mm 보통탄 525발, 9mm 보통탄 363발, 7.62mm 저격탄 40발을 챙긴 후 계엄 이튿날 오전 0시4분쯤 국회 인근에 도착했다.
문상호 정보사령관도 계획처장과 작전과장에게 중앙선관위 장악을 위해 소령급 인원 8명을 선발하라고 지시한 후 "전투복에 야전상의, 전투조끼, 전투모, 권총 휴대, 실탄 인당 10발 정도(5발씩 탄창 2개)를 준비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이에 계획처장과 정보사 소속 대원 10명은 게엄 당일 오후 8시30분쯤 실탄 100발과 탄창을 챙긴 후 승합차 2대에 나눠 탄 채 오후 9시쯤 선관위 과천청사 인근에서 대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대통령 측은 계엄 사태 이후 줄곧 계엄군이 비무장 상태였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윤 대통령 측 석동현 변호사는 지난달 30일 기자들과 만나 "그날 (계엄군이) 전부 비무장 상태"였다며 "말하자면 실탄 장전 없이 갔는데 무슨 '총을 쏴서라도'라는 지시가 있겠느냐"고 의혹에 대해 반박했다.
한편, 이날 공개된 공소장에는 '대통령'이라는 단어가 141번 등장했다. 김 전 장관을 뜻하는 '피의자'라는 단어는 124번 등장했는데 이보다 약 17번 많은 것이다.
[미디어펜=진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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