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시청자 게시판 글도 누리꾼으로 매도

‘KBS 연예대상 선정기준이 모호하다’는 논란이 끊이질 않는 가운데, KBS측 해명 또한 모호해서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마디로 상주고 뺨 맞은 격이다. 이유는 시청자들에게 투표를 실시했으면서, 시청자들의 의견을 깡그리 무시했다는 것이다.

KBS 한 관계자는 “연예대상 홈페이지에 올라오는 시청자들의 의견들은 시청자들 의견이라기보다는 일부 중고 포인트에서 그룹핑하는 것에 불과하다. 일부 특정 연예인이 상을 못받았다고 앙심을 품고 글을 올리는 것이다. 모든 시청자들을 다 만족시킬 수는 없다”고 해명했다.

한마디로 KBS는 시청자들이 시청자 게시판에 올린 글까지도 깡그리 무시하고 있는 것이다.

KBS 예능국장이 한 언론 매체와 인터뷰를 통해 ‘1박2일’ 대상 선정 이유가 밝혀졌고, KBS는 해당 인터뷰가 KBS 공식 입장이라고 밝혔다. 연예대상 시상기준에 대해서는 별도로 위원회가 설치됐었고, KBS PD들이 직접 참여해서 대상 후보를 선정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시청자들의 SMS 투표는 프로그램 선정에만 영향을 미친 것이다.

KBS 예능국장은 “당초 발표됐던 5명의 대상 후보가 괄목할만한 성과를 이룬 것은 사실이지만 단독으로 대상을 받기에는 다소 부족함이 있었다"고 밝혔다.

KBS 예능국장은
▲KBS 예능국장은 "달인 김병만은 소재 고갈로 대상에 부족하다"고 밝혔지만, 시청자들은 개그콘서트(달인 포함)에 40% 지지율을 보냈다. KBS 연예대상 선정기준의 불투명성 논란이 쉽게 꺼지지 않을 것 같다.

또 예능국장은 “이승기가 ‘1박 2일’에서 두각을 나타낸 것은 사실이지만 혼자서 모든 것을 다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승기, 엄태웅, 은지원, 김종민, 이수근에 더해 나영석 PD까지 총 6명의 공로를 인정해 수여한 것”이라고 밝혔다.

대상 후보는 5명이 올랐는데, 유독 이승기 후보만 팀성적으로 대상을 대표로 수상했다는 ‘불투명한 선정 기준’과 관련해 KBS측은 “1박2일을 대표해서 이승기가 대상을 수상한 것이다. 이승기는 대상 후보에 있었다. 말이 길어지면 말이 많아지니, 단문으로만 말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KBS 예능국장은 ‘달인 김병만’에 대해서 “김병만의 경우 ‘달인’으로 빛을 발했지만 소재고갈 문제가 있었고, 현재는 방송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대상으로 다소 부족했다”고 심사 평가를 밝혔다.

하지만, 시청자들은 개그콘서트에 대해서 40%의 높은 지지율을 보냈고, 김병만은 2011년을 빛낸 개그맨 조사에서 40% 이상의 득표로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이는 한국 갤럽이 조사한 자료이다. 한국갤럽은 전국의 만 13세 이상 남녀 1,728명을 대상으로 지난 11월 18일부터 12월 6일까지 올 한해 가장 뛰어난 활약을 한 개그맨을 두 명까지 응답을 받았다.

결과, 김병만이 42.5%의 지지를 얻어 1위의 영광을 차지했다. 2위와 3위는 유재석(36.2%)과 이수근(24.3%)이었다. 한국 갤럽 조사에서 보듯이, 달인 김병만에 대한 시청자들 지지율은 일부 열성 팬의 문제는 아닌 것이다.

또한 예능국장의 말처럼 “소재고갈 문제” “현재 방영되지 않는 점”는 아주 황당한 지적이다. 왜냐면, KBS에서 소재고갈을 빌미삼아 ‘달인’ 코너를 폐지했는데, 이제는 ‘소재고갈’과 ‘현재 방영되지 않는 점’으로 ‘김병만 불가’ 사유를 달고 있는 것이다. 이 부분이 바로 시청자들이 “KBS의 노골적인 꼼수가 엿보인다”고 항의하는 대목이다.

KBS측은 “1박2일에 대상을 준 것과 관련해 KBS가 엄청난 법을 범한 것도 아니고, 사회적 책임이 있는 것도 아니지 않느냐. 솔직히 연예대상을 실시하기 위해서 자체 위원회가 있었고, PD들과 예능국장이 함께 관여해서 후보를 결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시청자들의 공정한 잣대와 정반대로 휘어져 있는 KBS의 연예대상 선정 기준 논란이 자칫 KBS의 불투명성으로 이어지지는 않을까, 짙은 우려가 예상된다. 상주고 뺨 맞을 바에야, 차라리 연예대상 시상식을 폐지하는 것이 낫지 않느냐는 의견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