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다빈 기자] 패션·뷰티업계에서 ‘가성비(가격 대비 뛰어난 양이나 품질)’가 소비 트렌드로 자리잡는 한편, 럭셔리 뷰티나 고가 수입 브랜드 등 프리미엄 제품을 강화하려는 움직임도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경기 불황이 장기화 되면서 소비 패턴이 제각기 다른 경향으로 양극화 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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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이소 매장에 진열된 뷰티 제품./사진=미디어펜 이다빈 기자 |
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연매출 4조 클럽 입성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다이소는 기존 생활용품 위주의 상품에서 패션, 뷰티 카테고리를 점차 확대하고 있다. 지난 2021년 뷰티 사업에 본격 진출한 다이소는 매년 뷰티 매출 신장률을 키워가며 지난해 상반기에는 뷰티 카테고리의 매출 신장률이 223%에 달했다.
5000원 이하 균일가 상품만 다루는 초저가 전략을 내세우는 다이소는 패션뷰티 카테고리에서도 5000원 이하 저렴한 제품으로 젊은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입점 브랜드 수도 늘려가며 최근에는 중소 브랜드 뿐만아니라 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 등 대형 브랜드도 적은 용량의 저렴한 제품들로 잇따라 입점하고 있다.
소용량의 저렴한 가격대 뷰티 제품은 편의점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달 GS25는 '이즈앤트리 어니언 프레쉬 겔크림', '이즈앤트리 히아루론산 워터리 선크림', '이즈앤트리 어니언 프레쉬 클렌징폼' 등 3000원에 내놨다. CU도 같은 가격에 '콜라겐 랩핑 물광팩', '순수 비타민C 세럼', '글루타치온 수분크림'을 출시했다.
패션 시장에서도 가성비 키워드가 소비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지난 2023년 처음으로 의류 라인 '이지웨어'를 선보인 다이소는 지난해 겨울 의류 제품을 강화하며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 맨투맨, 후드티 등 편하게 입을 수 있는 의류를 개선된 품질로 강화해 5000원 등 저렴한 가격으로 선보인 결과다. 플리스 제품도 재질을 개선해 플러피 소재로 적용해 선보였다.
좋은 품질에 합리적인 가격대를 원하는 소비자들로 SPA(제조·유통 일원화) 브랜드도 호황이다. 일본 SPA 브랜드 유니클로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대비 15% 오르며 1조클럽(1조601억 원)에 입성했다. 유니클로가 매출 1조 원을 돌파한 것은 '노재팬 캠페인' 등 이전인 지난 2019년 이후 6년 만이다. 지난해 매출 9000억 원을 기록한 탑텐도 올해 토종 SPA 브랜드 최초로 매출 1조 원을 기대하고 있다.
이처럼 실용성과 범용성 등을 추구하는 소비 패턴이 지속 보이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럭셔리 뷰티, 고급 수입 브랜드 등 프리미엄 제품을 발굴, 확대하려는 움직임도 눈에 띄고 있다. 지난해부터 장기화되고 있는 고물가 기조로 소비 심리가 얼어붙었고 최근에는 고환율까지 겹쳐 경기 불황이 뚜렷해졌는데도 고급품 소비가 일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가성비 트렌드와 함께 보이는 이와 같은 소비 패턴을 전문가들은 '립스틱 효과'로 설명하고 있다. 소비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소비자들이 립스틱과 같은 작은 사치품 등으로 구매 욕구를 충족할 수 있는 수단을 찾는다는 의미다. 실제로 명품 플랫폼도 매출을 늘려나가고 있다. 명품 플랫폼 발란은 지난해 말 진행했던 블랙 프라이데이 프로모션 동안 하루 최대 거래액이 과거 코로나19 명품 호황기 시절에 준하는 22억 원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뷰티업계가 지난해 약진하며 이커머스 업체들은 럭셔리 뷰티에 확장에 주목하고 있다. 쿠팡은 뷰티 카테고리를 확대하는데 나서며 지난해 10월 럭셔리 뷰티 버티컬 서비스 ‘R.LUX(알럭스)’를 론칭했다. 기존 로켓럭셔리를 독립적인 럭셔리 버티컬 서비스인 알럭스로 확대 개편한 것으로 럭셔리 브랜드 제품을 직매입해 고객들에게 빠른배송으로 제공된다.
론칭 3개월을 맞은 알럭스는 현재 로라 메르시에, 랑콤, 데코르테 등 다양한 럭셔리 뷰티 브랜드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최근에는 영국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조 말론 런던'이 입점했다. 쿠팡은 R.LUX를 통해 올해에도 차별화된 력셔리 뷰티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선보이며 입점 브랜드를 늘려 럭셔리 뷰티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계획이다.
패션 업체 중에서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이 럭셔리 수입 브랜드와 꾸준히 계약을 맺어오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수입하는 미국 럭셔리 메이크업 브랜드 ‘아워글래스’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3.6% 증가했으며 지난 2023년 론칭한 프랑스 럭셔리 메이크업 브랜드 ‘로라 메르시에’, ‘돌체앤가바나뷰티’도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럭셔리 뷰티나 리빙 카테고리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크리스털 제품을 생산하는 해외 럭셔리 브랜드 라리끄(LALIQUE)와 국내 유통 계약을 체결하고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9층에 첫 단독 매장을 오픈했다. 라리끄는 1888년 프랑스의 유명한 보석상이자 유리 공예가인 르네 라리끄(René Lalique)가 설립한 140여년 전통의 브랜드다.
[미디어펜=이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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