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핵무기 용인 단계에 가까워졌을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한-일-호주-뉴질랜드가 나토와 협력 확대로 문제 해결해야”
조태열 “트럼프 행정부와도 기본가치 공유국으로 연대 협조”
[미디어펜=김소정 기자]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은 6일 “러시아가 북한에 첨단 위성기술을 공유할 의도가 있다는 신뢰할 만한 정보가 있다”고 밝혔다.

퇴임을 앞두고 한국을 찾은 블링컨 장관은 이날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회담을 가진 뒤 공동 기자회견에 나서 “지난 12월 말 쿠르스크에서 천명이 넘는 북한군인이 사망하거나 부상했다. 이는 모스크바와 평양 간 협력이 심화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북한은 이미 러시아로부터 군사장비를 지원받고 관련 훈련도 받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또한 블링컨 장관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수십년간 러시아의 정책을 뒤집고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을 용인하려는 단계에 가까워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는 미국뿐 아니라 대한민국은 물론 일본에도 매우 심각한 우려 사항이다. 그래서 우리가 많은 대화에 집중하고 있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안보에 있어 대서양과 태평양이 분리될 수 없다”면서 “현재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계속 공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북한의 포탄과 병력뿐 아니라 중국에서 나오는 이중기술에 대한 지원”이라고 설명했다.

블링컨 장관은 “한국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인도적 지원 제공 등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언급하고, 한국과 일본, 호주, 뉴질랜드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와 협력을 확대하는 노력이 문제 해결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외교부에서 한·미 외교장관 회담을 마치고 합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5.1.6./사진=연합뉴스

조태열 외교부 장관 이날 한미회담이 시작된 직후 북한이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한 사실을 언급하며, “오늘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규탄하고, 빈틈없는 연합방위태세와 확장억제를 통해 그 어떤 (도발) 가능성에 대해서도 단호히 대응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오늘 회담을 통해 한미동맹에 어떠한 공백도 없음을 재확인했다”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더라도 기본적 가치 공유국으로서 연대해 모든 정책 행보를 긴밀히 협조하면서 앞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의 비상계엄 사태에 대해 조 장관은 “얼마나 한미관계에 손상을 줬는지 모르지만 지난 한 달간 블링컨 장관, 골드버그 (주한미국) 대사 등과 소통하는 가운데 한미 간 완벽한 신뢰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한미관계에) 두려움이나 불안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우리는 윤석열 대통령이 취한 일부 조치에 심각한 우려를 갖고 있고, 이에 대해 (한국) 정부와 직접적으로 소통했다”면서 “최근 몇주가 한국 민주주의에 있어 시험대였는데, 한국 국민이 회복력을 발휘하며 응답하고 있다. 한국이 세계의 선도적 민주국가로서 헌법에 입각해 앞으로 나아갈 것을 믿는다”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회견 모두발언을 통해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와 관련해 희생자 유가족과 생존자들에 위로의 말을 전하고, “미국은 모든 방식으로 돕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양 장관은 비상계엄 이후 두 차례 통화한 바 있지만 이날 처음으로 직접 만났다. 블링컨 장관의 이번 방한은 오는 20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전에 이뤄지는 고별방문으로서 방한을 마친 뒤 오는 9일까지 일정으로 일본과 프랑스도 순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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