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崔, 사법시스템 붕괴하는 경호처 불법 방치"
중진의원들 사이에서 탄핵 두고 이견 표출
"민생 어려운데 줄탄핵 시 여론 역풍 불가피"
[미디어펜=진현우 기자]더불어민주당이 7일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직무유기·직권남용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발했다. 공수처의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 시도를 대통령경호처가 막아선 것을 두고 최 권한대행이 방조했다는 것이 고발 사유다. 

그러면서도 민주당은 최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을 놓고서는 선을 긋는 모습을 보였다. 잇단 줄탄핵의 역풍을 우려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직무유기 등의 혐의로 최 권한대행에 대한 고발장을 공수처에 제출했다. 구체적인 고발 사유로는 △내란 상설특검(특별검사) 후보 추천 의뢰 지연한 점 △국회 몫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마용주 대법관 후보자 임명을 보류한 점 △경호처의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저지를 방치한 점 등을 꼽았다.

   
▲ 1월 7일 더불어민주당 내란극복국정안정특위(김민석 위원장, 박균택·이용우·이태형 법률위원장, 이건태 당 법률대변인)가 국회 소통관에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고발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5.1.7./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민주당 내란극복·국정안정특위 위원장인 김민석 최고위원은 고발 전 국회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평생 경제 관료인 최 권한대행이 최소한 경제를 생각하고 준법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며 "공수처의 협조 요청에도 전혀 응하지 않고 결국 최종적으로 (영장집행이) 무산되는데 일조를 하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이건태 민주당 법률대변인은 기자회견문에서 "최고 권력자이자 경호처가 소속된 대통령실에 대한 지휘·감독 권한과 책무가 있는 최 권한대행은 법원이 발부한 적법한 영장 집행을 물리력을 동원하여 저지하는 등 사법시스템을 붕괴시키는 경호처의 불법을 방치하고 있다"며 "수사기관에서는 고발 즉시 신속하게 수사에 나서주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여권에서는 "민주당이 만들어낸 공수처가 무능함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며 "민주당이 뜻대로 되지 않으니 엉뚱한 곳에 화풀이를 하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수처는 문재인 정부가 검찰의 힘을 빼겠다며 만든 괴물"이라며 "당시 민주당은 공수처법을 강행 처리하기 위해 정의당과 야합해 사상 초유로 여야 합의 없이 선거법까지 엿 바꿔 먹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공수처는)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경찰에 떠넘기려다 거부당하면서 국제적인 망신까지 샀다"며 "공수처는 폐지돼야 수사 체계가 정리되고 국가적 수사기능도 회복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민주당 차원의 고발 조치와는 별개로 최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 요구는 생각보다 잠잠한 모습이다. 이용우 민주당 법률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 이후 별도로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최 권한대행 탄핵과 관련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탄핵에 대해 말씀드릴 상황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사진 왼쪽)과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5.1.7./사진=연합뉴스

전날 이재명 당대표와 당 중진의원 간담회에서도 최 권한대행 탄핵에 대해 이견이 드러나기도 했다. 추미애 의원은 "(사태를)수습해야 될 최종 책임자인 최 권한대행은 대통령놀이만 해서 되겠는가"라며 "국정 정상화를 위해 최상목 대행에 대해서 형사고발뿐만 아니라 탄핵이라는 국회가 가진 국정 정상화를 위한 마지막 수단까지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박지원 의원은 “공수처의 아리송한 태도에 대해 규탄한다"면서도 "민주당에서 최 대행에 대한 탄핵을 이야기하는 건 성급하다"고 지적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민생이 나락으로 빠지고 있는데 최 권한대행 탄핵까지 이뤄지면 민주당은 당연히 여론의 역풍에 휘말릴 수밖에 없다"며 "고발 조치는 일종의 압박용 카드인데 최대한 현 체제를 유지하면서 최 권한대행에 대한 압박 강도를 점점 높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디어펜=진현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