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대표팀 경질 신태용 감독, 함께 했던 코치에 짠한 작별 인사 "꼭 월드컵 진출하길"
2025-01-08 12:13:46 | 석명 부국장 | yoonbbada@hanmail.net
[미디어펜=석명 기자] 인도네시아 축구대표팀에서 느닷없이 경질된 신태용 감독(55)이 함께 했던 인도네시아 코치에게 짠한 작별 인사를 전했다.
인도네시아 대표팀에서 신태용 감독을 보좌했던 노바 아리안토 코치는 7일(이하 한국시간) 개인 SNS에 신태용 감독을 비롯해 함께 고생했던 여러 코치들과 찍은 사진들을 게시하면서 인사 글을 올렸다.
노바 코치는 "지금까지 배운 모든 것에 대해 감독과 코치님들께 감사드린다. 분명 많은 이야기들이 있었다. 때로는 행복하고, 슬프고, 화가 나기도 하지만 항상 기억할 것"이라며 갑작스럽게 작별하게 된 데 대한 심경을 밝혔다.
신태용 감독은 이 게시물에 "노바, 너무 고맙고 끝까지 함게 못해서 미안하다. 우리 로컬 선수들 잘 챙겨서 꼭 월드컵 진출해라. 또 보자 그동안 너우너무 감사해"라는 댓글을 올렸다.
▲ 신태용 감독 경질을 아쉬워한 노바 코치(왼쪽)의 SNS 게시물에 신태용 감독이 댓글로 작별 인사를 전했다. /사진=노바 아리안토 코치 SNS |
인도네시아 축구협회는 지난 6일 신태용 감독과 계약 해지를 전격 발표했다. 의외였다.
지난 2020년 인도네시아 A대표팀과 23세 이하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신태용 감독은 그동안 엄청난 성과를 냈다. 사령탑 부임 첫 해 2020 아세안 미쓰비시 일렉트릭컵(미쓰비시컵) 준우승으로 돌풍을 일으켰다. 2022 카타르 아시안컵 8강을 이끌었고, 지난해 U-23 아시안컵에서는 한국을 꺾는 이변을 일으키며 4강에 진출시켰다.
무엇보다 신 감독은 인도네시아를 사상 최초로 월드컵 3차 예선까지 이끌었다. 현재 인도네시아는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C조에서 1승3무2패(승점 6)로 3위에 랭크돼 있다. 1위 일본, 2위 호주 다음으로 높은 순위다. 조 2위까지 주어지는 월드컵 본선 직행 티켓 가능성이 남아 있고, 조 3~4위를 하더라도 4차 예선을 통해 월드컵 본선행에 도전할 수도 있다. 신 감독이 인도네시아 대표팀을 맡을 당시 FIFA(국제축구연맹) 랭킹 173위였던 인도네시아는 127위로 상승했다.
이런 신태용 감독을 인도네시아축구협회가 내친 것은 최근 끝난 2024 미쓰비시컵에서의 부진 때문으로 보인다. 인도네시아는 조별리그를 통과하지 못하며 4강 진출에 실패했고, 역시 한국인 사령탑인 김상식 감독이 이끈 베트남이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비록 미쓰비시컵에서 부진했다고는 하지만 4년간 인도네시아 축구의 위상을 바꿔놓은 신 감독을 단번에 경질한 것에 대해 인도네시아 축구팬들은 무척 아쉬워하면서 축구협회의 결정을 성토하는 분위기다. 노바 코치도 아쉬운 마음을 담아 작별의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신태용 감독은 서운함이 있겠지만 내색하지 않고, 노바 코치에게 보내는 댓글을 통해 인도네시아 대표팀의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응원했다. 대인배다운 태도다.
한편, 인도네시아 축구협회는 신태용 감독 후임으로 네덜란드의 스타플레이어 출신 패트릭 클라이베르트 감독을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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