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기준금리 인하와 이에 따른 시장금리 하락 등의 영향으로 보험사들의 지급여력(K-ICS·킥스)비율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킥스비율은 보험사의 가용자본을 요구자본으로 나눈 값으로, 보험사가 계약자에게 보험금을 제대로 지급할 수 있는지를 측정하는 건전성 지표다. 이 비율이 낮을수록 보험사가 보험금을 온전히 지급하지 못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해석된다.

   
▲ 사진=각 사 제공


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의 킥스비율은 지난해 3분기 기준 193.5%로 전분기 201.5%보다 8%포인트 낮아졌다. 삼성생명의 지급여력비율이 200% 아래로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생명의 킥스비율은 지난 2023년 말 218.8%에서 지난해 1분기 212.8%, 2분기 201.5%, 3분기 193.5%로 지속해서 낮아지고 있는데 이는 금리인하와 삼성전자 주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보험연구원은 기준금리가 1%포인트 하락할 때 생명보험사의 킥스비율은 25%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추산한 바 있다. 금리가 내려가면 부채가 자산보다 더 늘어나 자본이 감소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보험사는 판매한 상품의 만기가 10년 이상으로 길어 부채의 금리 민감도가 자산보다 높다.

또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보유 주식이 많아 주식위험액이 킥스비율에 가장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지분 8.15%(5억815만주)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 주식의 평가손익은 삼성생명의 자본(기타포괄순익누계액)으로 인식돼 삼성전자 주가 1만원 하락 시 2~3%포인트의 킥스비율 하락으로 이어진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11월 컨퍼런스콜을 통해 향후에도 변동성이 커질 것을 고려해 킥스비율 관리 수준을 기존 200~220%에서 180~190% 수준으로 하향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화생명과 교보생명도 지난해 3분기 킥스비율이 전분기 대비 올랐으나 200%를 밑돌며 목표치보다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한화생명의 킥스비율은 지난해 2분기 162.8%에서 3분기 164.1%로 올랐으나 지난해 1분기 173.1% 수준까지 회복하진 못했다. 앞서 한화생명은 연말 킥스 비율 목표치를 175% 이상으로 개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같은 기간 교보생명의 킥스비율은 161.2%에서 170.1%로 8.9%포인트 뛰었다. 교보생명은 6월 말 기준 킥스비율이 생보업계 빅3 중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하며 신종자본증권 발행 등 자본확충에 열을 올렸다.

이외에도 신한라이프의 킥스비율은 지난해 3분기 231%로 전분기 대비 4.5%포인트 낮아졌으며, 동양생명도 160.3%로 5.9%포인트, 미래에셋생명은 193.8%로 4.25%포인트 각각 하락했다.

무·저해지보험 해지율 가정변경, 보험부채 할인율 현실화 등 규제 강화로 보험계약마진(CSM)이 줄고 보험부채도 늘어나면서 향후 킥스 비율은 더욱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신종자본증권, 후순위채 발행 등 자본확충 노력은 새해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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