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부, 설 성수품 역대 최대 공급·할인지원 추진 계획 발표
역대 최고 수준 16만8000톤 설 성수품 공급, 600억원 규모 할인 지원
부족한 배 공급, 할당관세 연장 통해 수입과일 대체 수요 기대
장관이 직접 수급상황 점검... 수급 여건 변화 시 즉각 대응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이번 설 명절 차례상에는 배·사과 대신 오렌지·바나나가 올라간 광경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배를 비롯한 제수용 과일 등 일부 품목은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여전히 가격이 높은 상태인데 정부는 이를 수입과일로 대체하겠다는 내용의 설 성수품 공급 및 할인지원 계획을 내놨기 때문이다. 

   
▲ 정부가 설 명절을 맞아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과일 품목들은 수입과일로 대체하겠다는 수급 안정대책을 내놨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정부는 9일, 당정협의회 및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5년 설 성수품 수급안정대책’을 확정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현재 설 성수품의 수급 상황은 한우, 돼지고기, 닭고기, 계란 등 축산물과 사과, 밤, 대추 등은 대체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다만 지난해 여름의 폭염 영향으로 작황이 부진한 배추와 무 그리고 햇볕에 데이는 피해를 입어 저장량이 감소한 배는 현재 가격이 높은 상황이다. 

이번 ‘설 성수품 수급안정대책’을 살펴보면, 먼저 성수품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평시 대비 1.6배인 16만 8000톤을 공급한다. 이는 역대 설 대책 중 가장 많은 물량이다. 

특히 농산물은 농협 계약재배 물량과 정부 비축물량, 지정출하물량을 활용해 공급량을 늘리고 공급이 부족한 배 수요를 대체하기 위해 오렌지 저율할당관세(TRQ) 물량, 바나나 등 9종의 수입과 할당관세기간을 연장해 운영한다. 수입과일 할당관세 연장을 통해 배 수요가 수입과일로 대체되기를 기대하는 것이지만 배의 경우, 명절에는 주로 제수용으로 사용되는 만큼 소비가 대체될 수 있는지는 미지수다. 

축산물은 공급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설 대책 기간동안 도축장을 주말에도 운영하며 밤과 대추는 산림청 주관으로 생산자단체인 산림조합 저장물량을 시중에 공급할 계획이다. 성수품 외 마늘 양파 등 수요가 증가하는 품목도 정부 비축물량 등을 활용해 공급량을 늘린다. 

또한 총 600억 원을 할인지원에 투입한다. 이 역시 역대 설 대책 중 최대 규모 예산이다. 이번 할인지원은 전통시장 등 주요 중소유통경로의 비중을 획기적으로 노려 소비자의 접근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대형마트에서는 배를 제외한 성수품과 명절 수요가 증가하는 대파, 양파, 쪽파, 시금치, 청양고추 등과 배 수요를 대체하기 위한 단감, 포도 등 28개 품목에 대해 최대 40% 할인하고, 전통시장은 제로페이 상품권을 200억 원 규모로 발행해 3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한다. 농축산물 구입금액의 30%를 온누리상품권으로 환급하는 현장 환급행사도 병행 추진한다. 

특히 전통시장 환급행사는 지난해 120개 시장에서 올해는 160개 시장으로 참여시장을 대폭 확대해 보다 많은 소비자들이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했다. 이와 별도로 정부의 물가안정 정책에 동참하기 위해 대형마트 등 유통업계와 식품기업, 농협, 산림조합, 자조금단체 등 생산자단체에서도 자체 할인행사 계획을 수립·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다양하고 실속 있는 선물세트 공급도 확대한다. 공급에 문제가 없는 품목을 중심으로 선물세트를 구성하고 홍보도 확대한다. 공공기관 100대 기업 등 대량소비처에는 이미 선물세트 목록을 인쇄해 배부했으며, 현재 주문이 진행 중에 있다. 공급 가능 물량이 충분한 한우는 10만 원 이하 실속 선물세트를 지난해보다 12.5% 늘려 공급하고 사과, 만감류, 포도 등으로 구성한 혼합 과일세트도 10만 상자 공급한다. 이외에도 국가식품클러스터 입주기업의 우수제품, 떡국용 떡 등 쌀 가공제품, 가루쌀 빵·과자, 전통주 선물세트 등 다양한 선물세트를 할인해 공급된다. 

농식품부는 원산지 표시 등 부정유통 단속, 도축장 위생 점검 등 소비자 보호 대책도 강화해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이 9일 당정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한파 등 기상 여건 변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등 가축 전염병 발생 등이 수급에 미치는 영향을 매일 점검해 이상 동향 발생 시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사전 준비하고 있다”면서 “명절을 맞아 국민들의 장바구니 물가 부담을 덜어드릴 수 있도록 정부의 역량을 총동원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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