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9.8% 중개 수수료 2.0~7.8%까지 차등 적용…배민, 2월 본격 시행·쿠팡이츠, 준비 작업 중
[미디어펜=이다빈 기자] 무료배달 등 소비자 모객 정책으로 코로나19에도 배달 이용자 수가 늘어난 가운데 올해 배달 상생협의체 상생 방안 도입으로 업계 지각 변동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업계 선두를 다투는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가 '차등 수수료 방안' 도입을 앞두고 준비 작업 중인 만큼, 상생안 도입 후 배달앱 경쟁 구도에 업계 시선이 주목된다.

   
▲ 배달업계가 '차등 수수료 방안' 도입을 앞두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정부 주도로 출범한 배달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는 최근 제12차 회의에 이르러 상생안 도출에 성공하고, 올해 '차등 수수료 방안' 도입을 약속했다. 협의체 출범 114일 만에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가 내놓은 최종 상생방안이 수용되며 협의에 성공한 것이다. 

이에 따라 배달앱들은 현행 9.8% 수준인 중개 수수료를 거래액에 따라 최저 2.0%에서 최고 7.8%까지 차등 적용하게 된다. 상위 35%까지는 수수료율 7.8%, 35~80%는 6.8%, 하위 20%의 입점업체에는 2.0%를 적용하고 현행 1900~2900원인 배달비도 일부 올려 차등 적용하게 된다.

지난해 배달 3사 경쟁이 극심한 상태에서 각 업체들이 무료 배달 서비스 및 각종 혜택과 프로모션을 전개하면서 배달앱 이용자 수는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배달앱 시장이 커진 만큼 상생안이 곧 도입된 후 배달업계 판도가 어떻게 바뀔지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이다.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 요기요 등 배달 3사의 합계 월간활성이용자(MAU)는 3753만 명으로 1년 전보다 9%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직전 달 대비 전체 이용자 수가 6% 늘며 지난해 배달 3사의 월간활성화이용자 수가 12월까지 지속 증가한 셈이다.

연말 연초 모임이 많아지는데다 추운 날씨에 배달 수요가 늘어나는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혼란스러운 국내 정세에 외식 수요가 줄어들며 그만큼 배달로 대신하는 경우가 늘어나는 점도 배달 이용자 수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배달의민족은 수수료 인하를 포함한 이와 같은 상생안을 내달 본격적으로 시행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상생안 시행 시기와 중개이용료 구간 산정 기준, 실제 배민을 활용하는 사장님들이 상생안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방안 등을 이달 중 시장과 공유할 계획을 밝혔다.

김범석 우아한형제들 신임 대표는 전날인 8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전사발표에서 상생안 시행과 관련해 "사장님, 라이더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실천해 나갈 것"이라며 "올해도 사장님들에게는 매출을 성장시키고 효율적으로 가게 운영을 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라이더분들에게는 안전한 배달을 돕는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했다.

쿠팡이츠도 구체적인 도입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상생협의체에 제출한 이행계획서에 따라 차등수수료제 도입을 위한 준비 작업 중에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업계에서는 쿠팡이츠의 상생안 도입 이후 점유율 성장세에 변화가 있을지 시선이 쏠린다.

지난달 배달앱 이용자 수를 보면 쿠팡이츠가 전년 동기 대비 72%(404만 명) 오른 963만 명을 기록했다. 배달의민족은 2243만 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3월 요기요를 제치고 배달업계 2위에 오른 쿠팡이츠가 무료배달 서비스 도입 등으로 신규 이용자를 늘리며 현재 점유율을 26%까지 올리고 있다. 최근 1년 간 이용자 수 변화가 크지 않은 1위 배달의민족과의 격차도 점차 줄어들면서 1, 2위 경쟁을 격화시키고 있다.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상생안이 도입 될시 소비자 혜택이나 프로모션의 변화 등으로 경쟁 판도가 달라질지 다양한 가능성들이 제기된다. 

한편 배달앱 업계 3위인 요기요는 노선을 달리했다. 상생협의체에서 도출한 차등 수수료 방안을 이미 지난해 8월부터 같은 방식으로 적용해 입점업체 수수료 부담을 자발적으로 인하했다. 아울러 요기요는 1년간 매출 하위 40%인 가게를 대상으로 중개 수수료의 20%를 '사장님 포인트'로 환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상생협의체의 최종 상생 방안 도출까지는 잡음이 많이 있었지만 차등 수수료 방안 도입을 앞둔 현재 배달 3사들은 차등 수수료 구간 산정 등 민감한 부분에서 입점업체와의 분쟁을 최대한 줄이는 데에 집중하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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