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준모 기자]국내 조선업계가 올해 친환경 선박 수주 확대에 기대를 걸고 있다. 중국이 벌크선과 컨테이너선을 통해 물량 공세에 나서고 있지만, 친환경 선박에서는 국내 조선사들이 기술력에서 앞서고 있다. 탄소 배출 규제 강화 움직임과 LNG 운반선 교체 주기로 인해 친환경 선박 발주가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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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D한국조선해양의 초대형 암모니아 운반선 조감도./사진=HD한국조선해양 제공 |
◆지난해 중국 선박 수주 점유율 70% 넘어
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조선사들은 전 세계에서 1098만 CGT(표준선 환산톤수), 250척을 수주했다. 지난해 1008만 CGT보다 8.9% 늘어났다. 척수로 보면 지난해 218척보다 14.7%
증가했다.
선박 수주 점유율은 글로벌 2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글로벌 수주는 6581만 CGT를 기록했는데 한국은 점유율 16.8%를 차지했다.
다만 중국과의 격차는 더 벌어졌다. 중국은 지난해 4645만 CGT, 1711척을 수주했다. 점유율도 71.3%까지 끌어올렸다. 지난 2022년 점유율 격차는 35.6%p(포인트)를 기록했는데 지난해에는 54.5%p로 더 커졌다.
이 같은 격차는 중국이 컨테이너선과 벌크선 위주로 물량 공세를 벌이면서 수주를 늘린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반대로 국내 조선사들은 이미 3~4년치 일감을 확보하고 있어 선별 수주에 나서면서 중국과는 다른 행보를 보였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선박을 건조할 수 있는 도크가 한정돼 있어 수주를 늘리는 것에 한계가 있다”며 “중국과 달리 고부가가치 선박 위주로 수익성까지 고려하면서 수주에 나섰다”고 말했다.
◆친환경 선박으로 중국 물량 공세 넘는다
국내 조선업계는 중국의 물량 공세에도 자신만만하다. 올해는 친환경 선박 수주 확대를 중국에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탄소 배출 규제로 인해 친환경 선박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중국보다 앞선 기술력을 바탕으로 일감은 물론 수익성까지 챙긴다는 전략이다.
국내 조선사들은 올해 친환경 선박의 대표주자인 암모니아 추진 선박에서 성과가 예상된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 2023년 암모니아 추진선 2척을 수주했는데 올해 인도할 계획이다. 현재 건조가 한창 진행 중이다.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도 연내 암모니아 추진 선박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노르웨이 DNV선급으로부터 암모니아 연료전지 추진선에 대한 기술 인증을 획득했으며, 암모니아 실증 설비를 짓고 핵심 기술을 확보 중이다.
올해 암모니아 추진 선박에 대한 상용화가 완료되고, 인도가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암모니아 추진 선박 수주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신뢰성과 안정성이 확보된다면 앞선 기술력을 바탕으로 중국을 제치고 국내 조선사들이 수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국제해사기구(IMO)는 오는 2027년 해운 분야 탄소세 도입을 검토하고 있으며, 2030년부터는 2008년 탄소 배출량의 20%를 줄이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이에 발맞춰 해운사들도 친환경 선박을 도입한다는 점도 친환경 선박 수주를 늘릴 수 있는 요인이다.
또 국내 조선업계가 강점을 갖고 있는 LNG 운반선에서도 대거 수주가 기대된다. 현재 약 700척 규모의 LNG 운반선이 운행되고 있는데 이중 200척은 탄소 배출이 많은 1세대 LNG 운반선이다.
탄소 배출 규제를 충족시키려면 1세대 LNG 운반선은 결국 폐선되면서 교체 주기가 도래한 상태다. 국내 조선사들은 LNG 운반선에서 중국에 비해 강점을 갖고 있는 만큼 올해 수주를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다른 조선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저가로 수주를 늘린다면 우리나라 조선사들은 친환경 선박 기술 경쟁 우위를 앞세워 수주하면 된다”며 “친환경 선박은 중국의 주력 선종보다 고부가가치 선박으로 꼽히기 때문에 수익성까지 챙길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준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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