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대한축구협회 선거운영위원회가 법원의 결정에 따라 연기된 새 축구협회장 선거를 23일 치르기로 했다.

축구협회 선거운영위는 9일 보도자료를 통해 "제55대 대한축구협회 회장 선거는 오는 23일 실시하기로 하였으며, 선거인 명부 작성을 위한 선거인단 재추첨을 12일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선거인 명부는 16일 확정된다. 13일부터 3일간 선거인들이 선거인 명부를 열람하며 개인정보를 확인하고 수정하는 기간을 갖는다.

확정된 명부는 후보자들에게 제공되며 선거운동 기간은 선거인 명부가 확정된 16일부터 선거일 전날인 22일까지 7일간이다.

이번 선거에는 4선에 도전하는 정몽규 현 회장, 허정무 전 축구대표팀 감독, 신문선 명지대 초빙교수(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 스포츠기록분석학과) 세 명이 후보로 나섰다.

당초 8일 치러질 예정이었던 회장 선거는 허정후 후보 측이 선거관리가 불투명하고 불공정하다며 신청한 선거 금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인용함에 따라 연기됐다. 법원은 선거 하루 전인 지난 7일 "선거의 공정을 현저히 침해하고 그로 인해 선거 절차에 영향을 미쳤다고 인정될 만한 중대한 절차적 위법이 있다"며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이에 축구협회 선거운영위는 선거를 연기했으며, 23일을 선거일로 재공지한 것이다.

법원은 가처분 인용 결정을 하면서 후보자들이 선거인단 추첨이 공정하게 이뤄지는지 확인할 수 없다는 점, 추첨에 앞서 대상자들로부터 개인정보 제공 동의를 받지 않은 점, 이 때문에 21명이 선거인단에서 제외된 점 등이 선거의 공정을 침해한다는 판단을 했다.

이에 축구협회 선거운영위는 추첨 업무 전문 외부 업체가 진행하는 추첨을 각 후보자 대리인이 참관할 수 있도록 하고, 추첨을 통해 '3배수'로 예비 명단을 추려 이들을 대상으로 개인정보 동의 절차를 순차적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추첨된 명단에는 각각 순위를 부여한 뒤 개인정보 동의에 응하지 않는 선거인이 나오면 차순위 동의자가 선거인이 되는 식으로 선거인단을 구성하겠다는 것이다.

한편 1955년 1월 13일생인 허정무 후보는 23일 선거가 실시되면 만 70세가 넘는다. 축구협회 정관에는 회장 선거 후보자 자격을 선거 당일 만 70세 미만으로 규정하고 있어, 선거일이 미뤄지면서 허 후보가 자격을 잃을 수 있다는 얘기가 있었다.

이런 점에 대해 축구협회 선거운영위는 이번 선거 일정의 변경이 선거업무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보강하여 진행하라는 법원의 결정에 따른 것이기 때문에 이미 등록된 후보자들의 선거후보 자격은 새로 정한 선거일까지 유지된다고 확인했다. 선거가 23일로 연기돼 만 70세가 넘어도 허 후보는 그대로 후보로 남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