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비 최근 4년 간 30% 올라…수익성 악화 장기화 주요인
'버티기' 체력 다지는 대형사들…자산 매각해 재무 강화
[미디어펜=조성준 기자]대형 건설사들이 부동산 침체를 대비하기 위해 유동성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업계에서 올해가 최대 고비라는 말이 나올 만큼 여건이 악화되면서 대형 건설사들도 비상 체제로 신중한 경영 행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 부산의 한 건설 현장./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13일 업계에 따르면 건설사들은 지난해 4분기부터 부동산 침체 여파로 실적 하락을 면치 못할 것으로 관측된다.

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이 지난 12일 발표한 '2025년 건설산업 7대 이슈' 보고서는 2022년 이후 공사비 상승이 지속됐고, 재무제표에 본격 반영되는 2024년 4분기 이후부터 경영실적이 크게 악화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건설사를 옥좨는 가장 큰 요인은 공사비다. 치솟은 공사비는 최근 2~3년 간 떨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11월 건설 공사비 지수는 130.26으로, 2020년 11월(100.97)보다 29.0% 상승했다. 

해당 지수는 건설 공사에 투입되는 재료, 노무, 장비 등의 직접 공사비에 생산자 물가 지수와 같은 관련 경제 지표를 반영해 가공한 수치다. 2020년을 기준으로 100보다 높으면 공사비가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2020년부터 2024년까지 30%가량 오른 공사비는 지난 2016~2020년 공사비 상승이 14.8% 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근 4년 간 상승률이 2배로 올랐다.

떨어지지 않는 공사비 탓에 최근 중견 건설사들의 경영 압박은 더 심해지고 있고, 지방 소형 건설사들은 도산 공포에 휩싸였다.

대형 건설사들도 주택경기 불황에 대비해 자산 매각을 통한 유동성 확보에 나서고 있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11월 '동탄2대우코크렙뉴스테이기업형임대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의 주식 180만 주를 1800억 원에 처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GS건설은 GS엘리베이터의 지분을 66억 원에 매각했으며, 현재 수처리 자회사 GS이니마 매각도 추진하고 있다. GS이니마는 이익을 내고 있으며, GS건설 신사업 매출의 약 40%를 차지하는 알짜 회사지만, 좋은 평가를 받을 때 매각해 유동성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DL이앤씨의 지주회사인 DL은 지난해 호텔 부문 글래드호텔앤리조트를 매물로 내놓았다. 또한 지난해 11월에는 본사로 사용 중인 서울 서대문구 '디타워 돈의문'을 매각해 전체 대금 약 8953억 원 중 1300억 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본사를 마곡동으로 이전하는 것도 디타워의 비싼 임대료를 줄여 자금 여유를 가지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이밖에 SK에코플랜트, 현대건설, 롯데건설이 지난해 6월 뉴스테이 리츠 지분을 유동화해 각각 338억 원, 894억 원, 2710억 원을 확보했다.

한화 건설부문도 지난해 9월 (4000억 원 규모의 리츠 지분을 매각했다. 뉴스테이 사업은 8년 임대 기간이 끝난 후 분양 전환해야 수익이 발생하지만, 직접 분양을 포기하고 지분 매각을 통해 현금을 조기에 확보하는 선택을 했다.

대형 건설사 한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 인상과 글로벌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당분간 공사비 인상 문제는 해결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며 "올해가 가장 큰 고비라는 생각으로 안정된 재무 바탕 위에 성장 동력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조성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