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항일 기자] 부산의 분양 광풍의 정점을 찍는가. 아니면 열기 재가열의 신호탄인가.
전국 최고층 주거타워로서 부산시 랜드마크로 자리 잡을 '엘시티 더샵' 초고층아파트 분양성적이 어떻게 나올 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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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해운대구 랜드마크로 자리잡을 '엘시티 더샵'은 역대 최고 호화주택 분양가로 세간의 화제다.펜트하우스의 경우 고급 공동주택이 전용 245㎡을 넘을 경우 취득세가 계약금액의 10% 중과되는 점을 감안, 244.6175㎡로 설계 계약자의 부담을 절묘하게 덜어주었다. |
부산에서 84층 전용 244㎡ 펜트하우스가 67억9600만원. 3.3㎡의 분양가는 7002만원이다.
최고층 펜트하우스의 취등록세와 금융비용은 지방에 왠만한 소형 집 한채 값이다. 취득세를 포함한 세금은 2억30000만원이 넘고 연리 3%의 이자비용 추정액이 1억5300만원이다. 따라서 실 분양금은 72억원 내외의 최고가 호화 주택이다.
호화주택이나 고급 주택에 대한 중과세는 절묘하게 피했다.전용면적이 245㎡에 1㎡ 모자르게 분양하기 때문이다. 만일 0.4㎡만 넓게 지었다면 고급주택으로 중과, 7억원 상당의 취등록세를 내야 했다.
펜트하우스를 제외한 모든 주택도 9억원 이상으로 분양되기에 취등록세가 3.45%에 이른다. '엘시티 더샵'의 최소형인 전용 144㎡의 경우 중간 층의 분양가가 15억원임음 감안할 때 5000만원이 넘는다.
지난 8일 견본주택을 열고 분양에 들어간 ‘해운대 엘시티 더샵’. 총 882가구 규모의 단지 중 단 6가구만이 공급되는 전용 244㎡ 펜트하우스가 세상에 화제다.
그러나 올해가 지나면 현재의 분위기가 언제까지 이어질 것인지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만큼 고분양가에 대한 논란도 적지 않다.
미디어펜이 해운대 엘시티 더샵의 허와 실을 알아보기 위해 현장을 찾았다.
▲높은 분양가 이겨낼 ‘해운대 뷰’
지난 8일 방문한 견본주택 현장은 오전 이른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방문객들이 장사진을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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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해운대구 엘시티의 단지와 주거환경은 양호하다고 현지 부동산중개업계는 평가했다. |
대부분의 분양현장이 방문객들로 북적이는 장관을 연출하기 위해 견본주택을 비좁게 짓는 반면 해운대 엘시티 더샵은 무려 3층이나 되는 큰 구조로 설계됐음에도 수많은 인파가 몰렸다. 향후 이 거대한 견본주택은 해운대 엘시티 더샵 단지 옆 공원으로 조성될 예정이다.
해운대 엘시티 더샵은 과거 엘시티PFV가 중국건설사(CSCEC)와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했으나 자금조달의 어려움 등으로 인해 공사가 장기간 지연됐다가 지난 4월 포스코건설을 새 시공사로 선정하면서 사업이 재개됐다.
한 때 중국자본의 관심을 받아왔던 단지로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큰 탓인지 해운대 엘시티 더샵 견본주택 현장에는 주말 5만5000여명이 몰리며 높은 관심을 받았다.
해운대 엘시티 더샵은 주상복합단지로 전용 144~244㎡ 대형 평면으로만 구성됐다. 단지는 주거용 85층 2동과 랜드 마크 6성급 호텔(레지던트 호텔 포함) 821실로 조성된다.
전문가들은 단지에서 해운대 백사장이 맞닿은 유일한 단지, 국내 최고층 주상복합, 전 가구 중 97% 이상에서 해운대 뷰가 가능한 점 등을 들어 고분양가에도 흥행 성공을 점치고 있다.
총 분양가는 주택형 별로 12억~20억 원(펜트하우스 제외)로 3.3.㎡당 평균 2730만원에 이른다. 부산지역 최고가다.
올해 상반기 부산 지역 3.3㎡ 당 평균분양가(991만원)의 3배다. 왠만한 지역의 중대형 아파트의 3채값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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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해운대 엘시티의 분양가는 인근 명품 주택의 실거래가에 비해 20~30% 높다. |
인근 해운대 마린시티에 조성된 주상복합 단지 ‘해운대 두산위브 더제니스’는 지난 2011년 입주해 현재까지는 부산 내 최고층 아파트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들은 “입주시점인 2019년이 되면 해운대 두산위브 더제니스가 10여년이 되는 오래된 아파트가 되는 만큼 해운대 엘시티 더샵에 관심이 많다”며 “미래가치 등을 고려하면 비싸도 고려해볼 만한 단지”라고 말한다.
▲엘시티 사업 성패, 분양률에 달렸다
미디어펜이 해운대구 부동산 중개업계를 대상으로 해운대 엘시티의 청약경쟁률을 예측한 결과, 평균 10 대 1 안팎이 될 것으로 추정됐다.
초호화 고가 주택으로 수요가 한정, 미달 소지가 높다는 일반인의 생각은 엘시티에 관한 한 오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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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해운대 엘시티의 청약경쟁률은 1순위에서 10 대 1 안팎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시행사가 청약조건에서 계약금을 5000만원만 내도록 하는 등 투기 유동성 자금이 들어올 수 있는 여지를 두었기 때문이다. |
1차 계약금이 5000만원(펜트하우스 1억원)에 불과, 오션뷰가 가능한 로얄 세대의 경우 즉석에서 프리미엄을 챙기고 당첨 즉시 분양권을 팔수 있는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최고급 아파트에도 투기세력이 존재한다는 게 현지 부동산 업계의 얘기다.
해운대 엘시티 더샵의 흥행이 점쳐지고 있지만 우려도 만만찮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입지의 희소성을 내세워도 체감 분양가가 높은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물론 현지 부동산 중개업계는 해운대엘시티의 책정 분양가가 비싸다는 평가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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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디어펜이 부산 해운대 엘시티의 분양가 적정성을 현지 부동산 중개업계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0명 가운데 8명이 비싸다고 평가했다. |
엘시티 분양가는 지금까지 부산시 최고 명품으로 자리매김한 두산위브더제니스의 동일 주택형보다 20% 가까이 높다.
더욱이 이번 사업 비용의 일부가 분양대금으로 조달되기 때문에 엘시티 프로젝트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분양 성적이 우수해야 하는 것이 관건이다.
엘시티PFV에 따르면 이번 사업은 총 2조7000억 원이 투입되는 프로젝트다. 이 중 34%에 해당하는 약 9200억원이 분양대금으로 조달된다.
분양가는 주거동의 경우 3.3㎡ 당 평균 2730만원, 레지던트 호텔(561실)의 경우 현재 분양가가 확정돼지 않았지만 3.3㎡ 당 4000만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아파트와 호텔의 분양수익에서 9200억 원이 충당돼야 하는데 고분양가에 발목이 잡힌다면 사업이 뜻하지 않은 난관에 부딪칠 수 있다는 것이다.
시공사인 포스코건설의 경우 성공적인 분양이 간절한 상황이다. 엘시티PFV에 따르면 이번 해운대 엘시티 더샵의 경우 책임준공 방식으로 계약이 체결됐다.
책임준공은 시공사가 공사비를 제때 받지 못하는 등의 이유로 공사를 중단할 수 없는 계약방식이다. 만약 이번 해운대 엘시티 더샵의 성적이 예사롭지 못한 상황이 발생해 대금을 제 때 받지 못한다 해도 공사를 그만둘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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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해운대구 엘시티의 주거입지는 오션뷰에도 불구 양호한 편이 아니라는 게 현지 부동산중개업계의 중론디다. |
공급되는 주택형이 모두 대형평면이라는 점도 다소 우려스럽다.
인근 P부동산 관계자는 “해운대구 평균 청약경쟁률이 수백 대 1에 달하는 데 반해 이번 단지는 대형평면으로 성적이 다소 저조할 것”이라며 “고가 단지인 만큼 투자자가 얼마나 들어오느냐가 청약 성적을 좌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서울을 비롯한 외지에서의 관심이 있다면 3~10대 일 안팎에서 1순위 마감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운대 엘시티 더샵의 입주시기가 2019년임을 감안해야 한다고 현지 전문가들은 말한다.
인근 H부동산 관계자는 “금리가 연내 오를 것이 확실시 되고 분양시장 호재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장담하기 어렵다”며 “현재 프리미엄이 5000만~1억원이 붙고 있지만 입주시점에는 큰 타격을 입을지 모르는 리스크가 존재하기 때문에 신중하게 분양을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