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2차 집행'에도 또 자진출석 우기다 결국 체포
체포조 1000명 투입해 경호처 무력화…물리적 충돌 없어
질문지 200쪽 준비…서울구치소 구금 48시간 고강도 조사
[미디어펜=최인혁 기자]공조수사본부가 15일 10시33분 부로 '내란 우두머리(수괴)'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을 체포했다. 법원이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한 지 15일 만이다. 공조본은 지난 3일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에 실패했다. 공조본은 이날 2차 집행에선 체포조 인력을 대폭 보강해 소위 인해전술을 구사한 끝에 윤 대통령의 신병확보에 성공했다. 앞으로 윤 대통령은 일단 공수처에서 수사를 받은 다음 심야시간엔 서울구치소에 구금돼 48시간 동안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경찰은 이날 오전 4시 20분쯤 서울 한남동 대통령관저 앞에 도착했다. 체포조는 공수처 수사팀 40여 명과 경찰 형사기동대, 마약범죄수사대 등이 포함된 1000명으로 꾸려졌다. 현장 지휘는 차정현 공수처 부장검사가 맡았다. 이들은 새벽 5시쯤부터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시도했다.

공조본이 체포영장을 집행할 경우 대통령경호처와 유혈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어 왔다. 그러나 이날 체포영장 집행은 큰 물리적 충돌 없이 진행됐다. 대통령경호처가 지난 1차 체포영장 집행과 달리 ‘인간 방벽’등으로 체포영장 집행을 저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경찰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 집행에 나선 15일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경찰 병력이 입구를 지나 관저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5.1.15./사진=연합뉴스

공수처는 윤석열 측 윤갑근 변호사와 국민의힘 의원 30여명과 윤 대통령 체포영장의 법적 문제를 두고 2시간 30여분간 대치한 끝에 7시 30분쯤 1차 저지선을 통과했다. 체포조는 사다리와 절단기를 이용해 대형버스 등으로 이뤄진 차벽을 넘고, 철조망을 개척했다. 더불어 체포조 일부는 대통령관저 인근에 위치한 매봉산을 통해 우회 진입도 시도했다.

공수처와 경찰은 2차와 3차 저지선을 속전속결로 통과한 뒤 체포영장 집행 개시 약 3시간 만인 오전 8시 10분쯤 대통령관저 내부 진입에 성공했다. 체포조가 장애물을 개척하는 과정에서 이를 저지하는 대통령경호처 경호원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공수처가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할 경우 현행범으로 체포될 수 있다고 경고한 것에 이어, 최상목 대통령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국가기관 간 물리적 충돌이 발생할 경우, 엄중한 책임을 묻겠다”고 밝힌 것이 대통령경호처 경호원들을 위축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경찰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 집행에 나선 15일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경찰 병력이 입구를 지나 관저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5.1.15./사진=연합뉴스

공수처는 윤 대통령 측과 체포영장 집행과 관련해 2시간가량 협의한 끝에 신병을 확보했다. 부자검사 등 검사들이 관저 안에서 윤 대통령의 체포 상황을 조율하자 윤 대통령 측은 뒤늦게 자진 출석하겠다며 일단 공수처와 경찰의 철수를 요구했다. 그러나 공수처는 이를 수용하지 않고 체포영장을 집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처는 윤 대통령을 정부과천청사 공수처로 압송한 뒤 3층 영상녹화조사실에서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공수처는 윤 대통령의 12·3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해 약 200쪽의 질문지를 준비한 것으로 알려져 고강도 조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조사가 끝난 후에는 서울구치소에 구금될 예정이다. 공수처는 형사소송법에 따라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으로부터 48시간 이내 구속영장을 청구해야 한다.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않을 경우에는 48시간 후 즉시 석방해야 한다. 법원으로부터 구속영장이 발부될 경우에는 윤 대통령은 최대 20일간 구속된 상태로 수사를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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