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신한카드를 시작으로 KB국민카드, 하나카드, 우리카드 등 카드업계에 희망퇴직 바람이 불고 있다. 다음달부터 카드가맹점수수료가 인하되면서 카드사들은 인건비 절감을 통해 악화하는 수익성을 보전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15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우리카드는 이날부터 3일 동안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신청 대상은 1969~1971년생이면서 지난해 말 기준 10년 이상 재직한 직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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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
희망퇴직을 신청하는 우리카드 직원은 1970~1971년생의 경우 특별퇴직금으로 월 평균임금의 31개월치를, 1969년생은 월 평균임금의 19개월치를 받는다. 재취업 지원금도 특별퇴직금과 함께 현금으로 지급된다. 재취업 지원금은 1970년생에겐 3300만원, 1969·1971년생에겐 1000만원이 지급된다.
하나카드는 지난 6일부터 1969년생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하나카드는 지난해에도 직원 10명이 희망퇴직하기도 했다.
KB국민카드는 3년여 만에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KB국민카드는 직원들에게 제2의 인생설계 기회를 제공하고, 조직의 인력 구조 개선을 통해 생산성을 제고하기 위해 희망퇴직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KB국민카드는 2021년 11월에도 최대 36개월치 임금을 지급하며 희망퇴직을 진행한 바 있다. 당시 약 10여 명이 희망퇴직했다.
업계 1위인 신한카드도 지난달 초 1968~1974년생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고 총 62명이 회사를 나갔다.
희망퇴직자에게는 기본 퇴직금 이외에 평균 월 임금의 24개월치를 특별퇴직금이 지급됐으며, 자녀 학자금과 전직 지원금 등의 추가 혜택이 제공된다.
이처럼 카드사들이 희망퇴직을 받는 가장 큰 원인으로는 카드수수료 인하가 꼽힌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17일 ‘3000억원+α’ 규모의 2025년 카드수수료 개편방안을 발표했다. 가맹점수수료는 2012년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을 통해 마련된 산정원칙에 따라 카드결제에 수반되는 적정원가를 기반으로 3년마다 조정해 왔다.
그 결과 우대수수료율을 적용받는 가맹점 범위는 2012년 연매출 2억원 이하에서 현재는 연매출 30억원 이하까지 확대돼 전체 가맹점 중 97%인 305만곳이 수수료율 인하 혜택을 보고 있다.
금융위는 카드수수료 적격비용을 산정한 결과 카드업계의 영세·중소가맹점에 대한 카드수수료 부담경감 가능 금액을 연간 약 3000억원으로 계산하고 연매출 3억원 이하 영세가맹점에 약 40%, 연매출 3억~10억원 이하 중소가맹점에 약 43%, 연매출 10억~30억원 이하 중소가맹점에 약 17%를 배분키로 했다.
이에 따라 다음달부터 신용카드 수수료율의 경우 연매출 10억원 이하 영세·중소가맹점에 0.1%포인트, 연매출 10억~30억원 이하 중소가맹점에 0.05%포인트 인하되며, 체크카드 수수료율은 모든 영세·중소가맹점에 0.1%포인트 내려간다.
카드사들은 카드수수료 인하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예상되자 희망퇴직 외에도 무이자할부를 줄이는 등 비용절감에 사활을 걸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올해 수익성 악화가 예상되는 만큼 인건비나 임대료 등 고정비 지출을 줄이고 디마케팅(고객 구매를 의도적으로 줄이는 마케팅)에도 본격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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